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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산행기/백두산(2010. 8)

백두산 4. 서파산문(西坡山門)과 5호경계비

백두산 3. 서파산문(西坡山門)

 

몇시에 일어났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눈을 떠서  창밖을 보니 폭우가 쏟어지고 있었다... 아니 비가 내린다기보다는 그냥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마구 물줄기가 쏟아진다...

출발전날 백두산 일기예보에 7월 31일은 비가 온다고 돼있었지만 중국일기예보가 뭐 그리 정확할까 내심 틀리기를 바랬는데...

어지럽다..

도저히 앉아있기가 힘들 정도로 어지럽고 핑핑 돈다

누워도 속이 미식거리고 불편하고 두통이 심해서 가지고 간 약들중에 게보린 한 알을 먹었다.

얼마 안 가서 속에서 올라올 것 같더니 결국에는 화장실 변기에 대고 다 올려냈다.. 올리고 나니 속은 좀 편하다.

내용물을 보니 점심때 먹었던 것들이다...점심때 좀 먹긴 먹었다... 고기랑 콩나물이랑....

콩나물의 豆頭가 그대로 出한 것을 보니 소화가 안되기는 참 안되는구나  싶었다...

 

좀 나은듯 싶어 샤워라도 하고싶은데 아침에도 역시나 더운물이 나오지 않는다...

옆방 강대장님 방에 가봐도 마찬가지다...전부 다 그런가보다..

말이 호텔(賓館)이지 우리나라 3류 여인숙보다 못한 것 같다...시설면에서 서비스면에서 완전 犬板이다...

중국과 일본여행의 차이의 단적인 면을 보여주는 점이다.

 

면도와 세수만 하고  참 응가는 했다... 3S 중에 오늘은 2S만 했네..

화장실의 변기 물 내리는 장치는 물담긴 도기의 옆에 있지 않고 위에 위치해있다 물 내릴려면 앉은체로 내리기는 좀 불편하다

이 사람들은 누고 닦고 입고 물내리고의 순서인가 보다...

우리는 누고 내리고 또 누고 내리고 그리고 닦고 (씻고) 옷입기 순서인데...

산골이라 전기나 물이 귀한가보다...좋게 생각하자..

 

짐을 정리해서 트렁크에 넣을 짐은 차 안에 실고 산에 올라갈 배낭은 들고 버스에 올랐다.  

비는 아직도 많이 내린다..미리 방안에서 나올때 우의를 입은 체로 나왔다. 우산도 들고...

근처 식당에 버스가 정지했고 다들 아침 식사하러 나가고 나만 버스 안에 남았다. 누워있었다...

어지럽다...이래가지고는 서파산문에 못 올라가지 싶은데..

 

참 최근 백두산 지역의  며칠씩 엄청난 폭우로 인해 서파종주가 7월 31일까지 폐쇄되어 우리의 일정이 변경되었다.

 

7월 31일 서파종주 그리고  8월 1일 북파 천지 관광을 바꾸어서 31일에는 서파산문에서 5호 경계비까지만 올라가서

볼 수 있다면 천지를 보고 금강대협곡 구경 후 북파(이도백하)로 이동 이었다.

그리고 8월 1일 종주 허가가 나면 리버스 서파 즉 북파(천문봉)-->서파(백운봉) 종주를 하는 것으로....

 

어차피 오늘 서파종주는 날씨가 좋았어도 못 갈 정도로 내 몸 상태는 최악이었다 아마 나는 남겨두고 갔겠지...

따라가면 민폐 아니면 사고일테니...

 

천하의 손총 손팔남이 이런 꼴을 당하다니... 반의 반뼘도 안되는 크기의 달팽이관 때문에....

 

 

식당 앞에 정차해있던 버스가 갑자기 움직인다...

아니 혹시 나를 납치? 내가 총무이고  몇백만원 돈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을 버스 기사가 눈치 챘나? 

한판 붙나?  혹시 조폭들이 한꺼번에 버스에 타면 어떡하지?  지금이라도 내려달라고 해볼까?  불안...불안...

 

그런데 버스는 저기 가서 방향을 바꾸더니 다시 식당앞으로 와서 정차했다...차 돌린 것이었다... 아 다행이다...

 

사람들이 식당에서 나와서 버스에 오른다.

생각보다 빨리도 돌아온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먹을게 항개도 없단다...식욕도 없는데 뭐 먹고싶긴 할까...

  

이제 백두산 입구인 서파산문으로 이동...

 

 

 

 

서파산문 기념촬영.. 멀리서 봐도 내 얼굴 표정이 말이 아니다...다 죽어가는 인상..괴로운데 웃고싶을까요?

 

 

 

 

저 글자가 白頭山 일때 다시 오고싶다...

 

이 시점에서 사고가 하나 터졌다...

우리가 준비해간 백두산등반기념 현수막을 들고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어디서 손살같이 중국 공원 관리인 3명이 달려와서  우리를 덮쳐 현수막을 뺏어간 것.

 

입장권 끊으러 갔다 돌아온 가이드를 통해 나중에 알고보니 여기 백두산에서는 어디든 할 것 없이 현수막과 구호제창은  엄금한다는 사실이었다.

구호내용이나 현수막 글씨 내용과 전혀 상관없이 무조건 말 그대로 무조건 금지되어있다는 것...

 

백두산은 우리나라 영토다!  뭐 그런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한 사례가 있었나 보다

이후로 내용불문 하고 백두산 인근에서 현수막 펼치는 순간 바로 압수되고 벌금 부과된다는 것이었다.

벌금도 물었다... 300위안화 즉 우리 돈으로 6만원

 

현수막이 그럴진대 정상에서 천지에서 태극기라도 휘둘렀다면 아마도 총 맞았지 싶다....

 

다들 처음에는 이해가 안되었지만 중국땅에 하루 하루 있다보니 그런 황당하고 말도 안되는 일들을 자주 겪게 되면서 점차 적응이 되는 것이었다.

 

 

 

 

   

 

 

 

 

셔틀버스 타러 나가는 문

 

 

 

백두산 모형도

 

 

 

개찰구

 

 

 

셔틀버스 대기..

 

 

 

 

 

 

장백산 입장권

168위안이니까 우리 돈으로 약 3만 3천원 정도?

 

 

 

 

 

 

셔틀버스 안

 

 

 

5호경계비가 있는 마천루 아래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버스에서 내리니까 엄청난 추위와 비바람이 우리를 맞이한다.

호텔나올때의 지상의 기온과는 완전 하늘과 땅 차이다 

엄청나게 추울것이라는 사실 그것도 계산 못하고 반팔셔츠 하나만 달랑입고 비옷 상하의를 입고 온 나로선 전혀 대책이 없었다.

여벌의 옷이 들어있는 배낭도 차에 두고 안 가져왔다  어차피 종주 트래킹도 안 하는데 매고가서 힘들까봐...

몸이 안좋으니 더 춥게 느껴진다... 오돌 오돌 떨리고 한기가 느껴져서 이대로 밖에 방치되면 동사할 것 같은...

 

다른 사람들은 어느 정도 보온에 대비한 옷을 챙겨 입은것 같은데  몸이 아파서 정신이 하나도 없는 나와 

몸도 괜찮고 정신도 말짱한데도 방한복을 준비하지 않은 김정희 선생님  우리 둘만 문제였다...

추워서 감기 걸릴 것 같아  가이드에게 둘 다  5호경계비까지  안 가겠노라 했다... 어차피 이 비바람에 천지가 날좀 보소 할 턱은 전혀 없을테니...

가이드는 그래도 혹시나 기상이변으로 꼭대기에 가면 구름 걷히고 천지가 보일지 모르니 올라가자고 한다.

그리고 방한복을 빌려준다는 숍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식당이 있는 대피소 같은 이 방문객 건물안에는 온통 인산인해...중국인들의 시끄러운 소리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보이는 저 끝에 옷을 빌려주는 곳이 있다.

보증금 100위안(2만원)을 내고 옷을 돌려주면 50위안(만원)을 돌려준다  즉 옷 빌리는데 만원..

추운데 돈이 문제이랴...

여기까지 와서 5호 경계비 안올라가보면 억울하지 않겠나... 아무리 몸이 안좋아도 올라가야지 생각...당장 빌렸다

고마웠다 사실... 중국와서 처음으로 꽤 괜찮은 관광객 써비스품목을 발견했다...

 

 

 

 

 

김정희 선생님이 입을려고 하는 이 패팅이  방한복이다...

마치 1970년대 우리나라 시골농촌에서 겨울에  아저씨들이 입던 누더기 같은... 아니 1.4 후퇴때 피난민들이 입고있던 것 같은

이 패딩 방한복 때문에 나는 무사히 1600계단을 올라 5호 경계비까지  오를 수 있었다...

생각외로 따뜻했다... 이 방한복 위에 비옷을 입고 계단을 오르는데 아까 추워서 달달 떨던 때와는 180도 달랐다...

 

  

 

 

 

 

이 와중에도 2인거 교자군은 살 맛 났다...

이럴 수록 돈벌이가 잘 될테니...

우리나라 사람 정서로는 저런거 못탈텐데 중국사람이니까 가능하다... 그 사람들은 돈을 들여서라도 오르고 싶은 곳은 다 오른다...굳이 걸어서가 아니더라도..

중국 황산에서 보고 4년만에 다시 본다 2인거..

 

 

 

 

 

 

돌계단 옆으로 나무계단을 더 설치하고 있었다... 그만큼 이용객들이 늘어났다는 것..

 

 

그래도 그동안 등산깨나 좀 했던 몸이라  몸이 어지러워도 등산하는데에는 발걸음이 쳐질 리가 없다...

남들보다 더 빠르게 계단을 오른다 우리 팀은 내가 옷 빌릴때 이미 출발해서 저 앞에 가고 있을테니...

 

1600계단인가?  그것만 올라가면 5호경계비와 천지가 있다.. 단 비만 안오면 볼 수 있겠지만...

비바람은 뒤에서 몰아쳤다...

그것도 엄청난 풍속의 비바람이...

우산을  어깨에서 뒤로 걸쳤다. 낙하산처럼...아니 반대로...안 뒤집히게.. 덕분에 뒤에서 누가 밀어주는 것 같았다...

 

몇번 뒤집혔는데 그래고 살이 안 부러진다   일본에서 7년전에 도쿄갔을때 산 우산인데 제법 튼튼하다...

 

(참고로 천둥 벼락이 칠 때에는 절대로  우산이나 등산스틱을 들어서는 안된다  벼락맞기 십상이다)

 

 

 

 

맞바람 맞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힘들다...

 

 

 

이 와중에도 지 몸 하나 가누기 힘들 정도의 강한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해야할 짓은 한다..

이러니 병이 나지..

사진찍기

이 많은 사람들 중에 아무도 단 한명도 이 상황에서 사진 찍는 사람은 없었다...카메라 물 들어갈까봐 조심...

 

 

 

 

말로만 듣던 백두산 야생화..

 

 

 

 

이름은 모른다..

그거 알면 내가 팔방미남이 아니지 구방미남이지..

 

 

 

정답은 근처에 있었다

고산홍경천  별명은 홍경천이라는 식물이다... 비슷하게 생긴 식물이 있는데 서울에 있다 홍석천이라고....^^ 홍경민도 있고...

 

 

 

 

아지매 팔자 좋습니다...

그러고 싶어요?

 

 

 

 

 

내려오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니 맞바람이 장난 아니다

 

 

 

 

인간광고판..

자 단돈 얼마에 타고 가세요~~

 

 

 

 

번역하자면

줄 쳐놓은 길을 따라 걸어라 절대 돌계단을 벗어나지 마라 제발...

 

이 양반들은 정말 줄 쳐놓은 지역 벗어나는 것을 눈꼽만큼도 용납 하지 않는 융통성 제로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그 다음날 천지에서 실감하게 된다 

 

 

 

 

 

200미터 마다 계단에 숫자를 표시한 것 같은 생각이...

이 돌계단이 100번째 계단이라는 뜻.. 해발 1000미터가 아니고...

이제 얼마 안 남았다..

 

 

 

 

마천루 정상..

 

 

 

시야 제로 상태다...

천지는 천지 볼 수 없다...

정상에서는 계단에서보다 5배 이상의 바람이 분다...날려갈 듯...

아마 체중이 가벼운 어린 아이들은 출입금지 시켜야되지 싶다... 날려가서 천지에 빠질라...

 

 

 

5호경계비 (마천루) 등정자들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천지에 올랐는데 기념사진은 찍고 가야지

 

 

강인구 이경호

 

 

 

 

 

김철수고문님과 사모님..

 

 

 

 

손총과 이경호 선생..

 

 

 

정지영 선생님과 이영희 사장님

 

 

 

최고령 백두산등정 기록을 세울 그날을 기대하겠습니다 신명희 사모님...(현재 68세)

 

 

 

 

조병권 원장님과 창희군

 

 

 

박은미

 

 

 

김정희

 

 

 

백동민과 백인화 선생

 

 

 

다들 내려갈려는데 올라오셔서 사진 한장만  하시길래... 박상태 선생님과 도용호 사장님

 

 

 

 

 

 

 

여기는 해발 2470m지점...

로베르토 바시니 우산..참 튼튼하군...

 

하산할때 이 우산을 얼굴 앞에 가리고 비바람을 막고 앞만 아니 앞사람 발만 보고 계단을 내려갔는데 얼굴에는 비 한방을도 안 맞았음..

그리고 우의를 보통 상의만 입었는데 나는 하의(골프비옷, 나이키)  도 입었기에 등산화 안에는 비 한방울도 안 들어와서 양말과 발이 뽀송뽀송..

다른 사람들은 전원 등산화 안에 물이 들어가서 양말 다 젖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