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산행기/대만 옥산 (2009. 5)

대만 옥산 3. 옥산(1) 동포산장의 아침

 

대만 옥산 3.  등산시작(동포산장에서)

 

 

해발 2600미터에서 잠을 자본 일이 처음은 아니다

재작년 일본 북알프스 오쿠호다카다케 등정시 해발 2400미터의 가라사와 산장에서 숙박하고 다음날 3190미터의 정상까지

올라간 일이 있었다 그 당시에 난  산장에서나 정상에서나 그다지 고산증을 느끼지 못했었다.  200미터 차이인가?

그런데 이번에 해발 2600미터의 동포산장에서는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물론 북알프스 가라사와 산장에서도 푹 잘 잔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숨이 차서 머리 아파서 어지러워서 잘 수 없진 않았었다.

그런데 해발 2600미터에 와서 그것도 해발 1000미터 이하에서 버스타고 2시간 만에 올라간 지대라서 그런지 도착해서부터

영 몸상태가 수상하였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비행기 두번 타고 버스도 오래타고 물론 피곤할만도 하지만  산장에서 내일 배운산장에 들고갈 배낭을

챙기고 나머지 짐은 짐가방에 넣어두는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머리 아프고 가끔 숨이 답답했다. 심호흡을 해야만 했다.

10시가 넘어서 다들 모여서 컵라면도 끓이고 식당 옆 슈퍼에 들러 장봐온 술과 안주를 꺼내서 하루의 피로를 달래고 내일의

무사 안전 옥산등정을 비는 염원과 마음을 술잔에 담아서 건배!

   

동포산장의 시설은 지리산 산장 수준..

군대 내무반 처럼 생긴 다인용 이층 침상에 남녀구별없이 등산복입은체로 그대로 잠을 청하지만 잠이 올 리가 없다

목 졸리는 티셔츠를 입고 자는 듯 아니면 누군가 내 가슴을 눌르는 듯 숨이 답답하면서 손 발이 지리다  이 모든 증상은

저산소증으로 인한 것이다. 동포산장 도착하자마자 나는 두통약을 미리 먹었었다 그래도 아프다...

 

코를 골면서 그것도 심하게 초지일관 잘때부터 깰때까지 고는 사람들도 몇 있다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다.

바스락 소리에도 잠을 깨는 나... 길게 자도 1시간 이상을 잘 수 없고 그나마 얕은 선잠을 자다 깨다 반복한다.

왼쪽 옆자리에 누운 뫼솔산악회의 솔로 여성분 (나보다 한 5-6년 연상으로 보인다) 은 나더러 선을 넘지 말라면서

두 사람 사이에 자신의 가방과 배낭을 놓고 자는데 안그래도 좁은데 더 좁다.

선을 넘어가면 개같은 놈이 되고

안 넘어가면 개만도 못한 놈이 되는데

난 결국 개만도 못한 놈을 선택했다...안그래도 숨 답답한데 넘어갔다가는 아마 hypoxic brain damage(저산소증 뇌손상)로

돌아가셨지 싶다

 

3시부턴가 4시부턴가 완전 일어나서 아예 밖에서 서성거리다가 결국 5시경 재래식 변기에 쭈그려 앉아 응가를 하는데..

그런데 왜 이 나라 변소는 문쪽이 아닌 그 반대쪽 뒷벽을 보면서 응가하게 돼있을까?  

문이 안 잠겨져있든지 부실하게 잠겨서 누가 문이라도 열면 얼굴대신 궁댕이만 보이도록 해서 덜 민망하게 배려해주는 목적인가?

 

물은 또 왜그리도 차가운지..이 더운 나라의 5월초에 이렇게 손이 시릴 정도의 찬물에 세수 그것도 고양이 세수를 했다가

찝찝해서 결국 고산에서 금기인 찬물로 머리감기를 해버렸다. 비누 안 칠하고 물만 적시기...

 

다들 일어나서 나름 세수 하고 이빨닦고 정리하는데 하나같이 잠 제대로 못 잔 푸석한 얼굴이다.

산장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는 죽과 기본 반찬들..그런대로 먹을만하다.

 

 

 

 

 

동포산장

 

 

 

침실/ 기상

 

 

 

주방입구 ( 주방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버너와 뜨거운 물 제공)

 

 

 

상당히 불결해 보이는 주방 내부

 

 

 

지저분.. 그래도 산장인데 이정도도 감지덕지..

 

 

 

 

뜨거운 물 제공 / 소심열수=물이 뜨거우니 조심하시라

 

 

주방에서는 점심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

 

 

 

맛있게 보인지만....

 

 

 

세수하는 곳..

 

 

 

 

응가와 쉬를 하는 곳

 

 

 

소변기

 

 

 

여자 화장실

 

 

 

응가 투척실

 누군가 꼭 뒤에서 문열고 궁댕이를 쳐다볼 것 같아 불안 찜찜하다/ 차라리 정면을 보여주는게 나은데...

 

 

세수하는 강인구샘/점잖기도 하셔라..

 

 

 

아침식사 시간 / 흰 죽이 의외로 맛있음...

 

 

따라나오는 반찬들인데 고단백질 식품과 양파넣은 계란요리 그리고 짭짤한 땅콩 등등..

제공되는 플라스틱 그릇과 수저는 배낭에 넣어가야된다.. 이유는 배운산장에는 그런것들 없으니까...

 

 

 

출발직전

 

 

 

서울시의사산악회의 이관우 선생님 (서울 강남구 의사회장)과 함께..

이관우 선생님은 작년에 서의산에서 옥산 신청에 실패하여 합환산을 대신 다녀오셨는데 올해 재도전 하셨다.

그렇지만...아쉽게도 정상에서는 비와 구름만 보고 돌아오시는 불운을...

이 때만 해도 그런 운명인줄 몰르셨으니...

 

  

 

 

 

 

서경진 교수님과 뫼솔산악회의 솔로 여성분.. 나를 개만도 못한 놈으로 만든 분..

 

 

 

드디어 출발!  대구시의사산악회 횟팅팅!!!!

  

 

 

 

 

옥산 등반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