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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행기/강원도

평창 백덕산 (2007년 1월 21일)

                            제 87차 대구시의사산악회 정기산행

                           

 평창 백덕산 (강원도 평창군,해발 1350미터)

                          

 

 

옛날(1년 전)에 등산 안 다닐때는 이 추운 겨울에 그것도 눈덮힌 산에 등산 가는 데 대해 이해를 못했다.
미쳤나 싶었다..차라리 스키를 타러가지 싶었다..
실제로 겨울이면 일요일에는 늘 스키장 갔었는데 
무주 덕유산 설천봉이나 향적봉 정상으로 가는 리프트 나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다보면 겨울 산행을 하는 
등산객들이 종종 보였는데 참 안돼 보였다..솔직히..
뭘 저렇게 힘들게 걸어 올라가나 눈길을...
나처럼(스키어들)  그냥 편하게 올라갔다 신나게 내려오지...
그런데 이제 내가 산에 다니고 등산을 하고 그리고 겨울 눈 덮힌 산에도 등산을 해보니
왜 겨울에 눈산을 그렇게나 올라들 가시는지 이해가 되었다..
겨울산행은 정말 등산의 백미인것 같다...
그것도 온통 사방에 눈으로 하얗게 덮힌 겨울 눈 산행을...

06시 출발이라 집에서는 05시 30분에 나와야하고 잠은 더 일찍 깨야만 한다. 산에까지 가는데 이동시간이 보통 3시간 전후라 산행시간 4-5시간을 고려하면 그 시각에는 출발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등산가는 데에는 체력도 필요하지만 우선 아침잠이 없어야하고 부지런 해야 한다. 그래서 잠이 많은 젊은 이들은 등산가는 것을 싫어하는 지도 모르겠고 산에 가면 다들 중노인들 밖에 안 보이는 것 같다... 28인승 리무진이지만 최근 꽉 채우고 간 일이 없다... 늘상 몇자리가 빈다..그 빈자리 하나가 돈이 4만원인데... 총무는 자리가 자리로 보이지 않고 돈으로 보인다..아쉽다.. 08시 치악산 휴게소 도착.. 추운 날씨를 대비해 이 부지런해빠진 총무가 미리 인터넷으로 주머니 난로와 옷에 붙이는 난방용 팩을 사서 회원들에게 나누어 줬지만 오늘 날씨는 봄날씨 같아서 전혀 손난로가 필요치 않다. 아침을 먹을땐 늘 뭘 먹을까 고민하는 회원들이 많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의 아침식사 메뉴는 거의 일정하지만.. 소고기 국밥, 순두부 찌개, 굴국밥 3가지 중에 골라야 하는데 이 날은 굴국밥을 찍은 회원들의 표정이 어둡다.. 영 맛이 아닌가 보다... 많이들 남겼다.. 난 거의 소고기국밥 아니면 육개장을 택하는데 그 이유가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주 맛있거나 그런대로 먹을만하거나 둘 중 하나.. 중앙고속도로에서 영동고속도로 로 진입해서 첫 나들목인 새말 나들목에서 빠져나와서 국도로 진입하여 찐빵으로 유명한 안흥방향으로 1시간 정도 달려 백덕산 입구에 도착했다. 09시 30분. 얼마나 산이 유명한지 아니면 얼마나 이 추운 일요일에 할 일 없는 사람들이 많은지 백덕산을 오르겠다고 모인 사람들이 거의 의성 시골장날 장보러 온 사람들마냥 많이도 모였다.. 산 입구가 미어터진다..앞사람과 간격이 1미터 채 안될 정도로 다들 줄을서서 산을 오른다.. 이렇게 줄서서 등산하는 산일 정도로 여기 백덕산이 유명한가? 다들 아이젠을 등산화에 착용하고 신발안으로 눈이나 물이 들어오지 말라고 스패치까지 착용하고 늘 언제나 그렇듯 기념사진 한 방 박고 첫발을 내 디딘다. 지난 주 일요일에 앞산 뒤 청룡산 산행에서 비싼 디지탈 카메라를 분실하여 속상해 했는데 성격상 마누라는 며칠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카메라 없이는 하루라도 못 사는 터라 그 다음날 바로 시내 가서 거금 43만원을 현금박치기로 주고 신형 캐논 디카를 샀다. 700만 화소이지만 화소가 문제가 아니라 ISO 1600이라 손떨림 방지 및 야간촬영에 베리 굿 이고 그 것보다는 와이드 앵글이라 훨씬 더 폭이 넓은 화면을 잡을 수가 있다. 예전같으면 단체사진 찍을땐 다 나오게 할려면 멀리 뒤로 갔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거의 바로 앞에서 찍어도 다 나온다.. 광각이다.. 한 30분 정도 올라가니 능선에 도달..능선을 오르는데에는 거의 숨차거나 힘들지 않았다.. 눈이 덮힌 산이라 폭신해서 그런지 걷기가 아주 수월타.. 군데 군데 고사목들.. 눈이 아주 많은데는 푹 빠지면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눈이 많이 온 것 같다.. 등산로 입구가 해발 800이라 해발 1350인 이 산 정상까지는 그리 많이 올라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1시간 정도 좀 더 올라가니 사자산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또 잠시 휴식을 취했다. 뽀드득 밟히는 그 감촉 정말 부드럽다.. 스키장에서 스키플레이트와 부츠를 통해서만 느껴 보던 눈의 감촉을 등산화로 직접 느껴보니 그 감촉이 또 다르다..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기를 두어시간.. 날씨가 전혀 춥지 않아서 안에 입고 있던 윈드스토퍼를 벗어 배낭안에 넣어버렸다. 땀이 난다.. 여전히 앞뒤로 등산객들이 지체되어 제대로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게다가 등산로에만 눈이 치워져있고 추월할 곳은 모플까지 빠지는 곳이라 추월은 거의 불가능하다..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모를 서울말씨 쓰는 초보 아줌마들 아저씨들이 단체로(우리도 단체이지만) 왔는지 등산로가 시끄럽다..

산행 두시간 넘어가면 이젠 앞발 나가는 것은 자동이다..
등산도 첫 30분이 힘들지 그 다음부턴 거의 무의식적으로 발이 나가고 힘도 덜 든다..
대부분 산이 처음에는 계곡으로 해서 능선까지 가파른 오르막이고 능선에 올라서면 
그 다음 부터는 평지에 가까운 완만한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면서 정상 가까이까지 
간 다음에 마지막 정상으로 향한 30분 정도의 가파른 오르막이다..
이번 산행에는 무전기를 들고 갔지만 교신 내용이 거의 없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한갈래로 나있고 워낙 등산객들이 많아 길 잃을 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늘 무전기에 대고 떠드는(?) 분이 안 오셨기 때문이다... 전임산행대장 이우형 원장님..
그렇지만 이우형 선생님이 빠진 등산은 왠지 뭔가 허전하다..
뭔가가 빠진듯..2%가 모자란 듯...
나도 이 모임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거의 3시간 좀 더 걸려 도달한 정상...



산행 내내 앞사람의 등만 보고 걸어야만 했다..

워낙 사람들이 많고 길은 한 길이고 정체와 지체가 반복되는 조금은 짜증도 날만한 그런..

그렇지만 눈을 밟을 수 있어 눈과 발은 행복한 산행이었다.



총무는 앞만 보고 가다가 예기치 못한 작은 부상을 입었다..

앞사람이 무심코 지나고난 나뭇가지가 되돌아와서 앞만 보고 가던 나의 눈주위를 때리고 말았다.

다행스럽게 눈부위는 피했지만 눈섶과 콧잔등에 아주 얕은 상처를 남겨서 피가 약간씩 흘렀고

마침 지나가던 등산객에게 반창고를 얻어 붙였다..


 

 

 

 

 

 

 

 


눈 덮힌 산 왼쪽 봉우리가 가리왕산 이라고 하던데 맞나요?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원주 치악산 정상..

 

 

 

 

 

 

 

 

 

 

 

 

 

 

 

 

 

 

 


정상에서는 발도 못 디디고 사진만 찍고 얼릉 방 빼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 어디에도 밥 먹을 마땅한 장소가 없어 대충 아무데나 퍼질러 앉아서 점심을 먹는데..

온통 주위에는 눈이다..그리고 밥 먹는데 지나가는 사람들...그사람들 말소리에 침이 튀면 그 침이

도시락에 들어갈 판...

나는 밥이고 뭐고 소변이 마려워 돌아가실 판이다.

08시 경에 치악산휴게소에서 보고는 그만 소변 볼 시점을 놓쳐버렸다.

등산로에는 사람들이 있고 화장실은 없고..자연산 화장실은 눈이 너무 쌓여 접근할 엄두도 못 내고..

결국 5-6시간째 소변을  못 봤다..

여자들은 거의 십중팔구 방광염 걸리기 딱이다..

오늘 등산 간 여자들은 다 내일 병원 가지싶다..

 

 

 

 

오후 4시 10분 경 하산완료..총 산행시간 약 5시간 30분..

 

 

 

 

오는 길에 안흥에 잠시 차를 세웠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간다기 보다는 그래도 안흥까지 왔는데 안흥명물 찐빵을

안 먹고 올 수는 없었다..

다들 배도 좀 고플 시간이고..



많은 찐빵집들 중에 그나마 제일 그럴듯한 집을 잘 골랐는데 마침 아줌마들이 인심이 좋다..

맛보기로 내준 찐빵..우리 회원님들은 거의  30개 가까이 공짜로 먹은 것 같다..

내가 앉은 자리에서 약 10개 정도 먹은 듯..



집에 찐빵을 사가지고 가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나도 1박스 25개 8천짜리 2박스와 50개 들은 냉동 감자떡  만원짜리 1박스를 샀다..

아줌마가 많이 팔아줘서 고맙다고 내게 찐빵 1박스를 더 주신다..고맙구로...^ ^

곁에 계신 회장님 드려야 되는데 내가 낼름 받아 챙겼다..

회장님도 떼를 쓰셔서 감자떡 한봉지 써비스 받음..- -;;

(어른이나 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