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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산행기/중국 태산-황산(2006. 7)

태산-황산 트래킹 9. 황산(1) 천도봉

황산 천도봉

태산 트레킹은 황산트레킹을 위한 준비운동에 불과하였다... 태산은 황산의 절경에 비하면 그 역시 동네 뒷산에 불과하고 인솔자나 가이드 말에 의하면 금강산이나 백두산 역시 황산의 스케일이나 절경에 비하면 그저 그런 동네 뒷산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절경이라는 중국 장가계에 전혀 못지 않으며 오히려 트레킹으로만 본다면 한 두수 위라는 설명.. 기대가 된다... 태산 트레킹과 장시간 이동으로 피곤한 몸을 끌고 밤 늦게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맨먼저 우리가 한 일 그리고 우선적으로 해야만 했던 일은 어서 씻고 자는 것이 아니라 내일 새벽에 일찍 나가야 되니까 짐을 분리하는 일이었다. 내일은 황산 정상에 있는 호텔에서 숙박을 해야하므로 배낭안에다가 1박을 할 수 있는 등산복을 포함한 여벌의 옷가지와 우의와 밑반찬 등등을 넣고 산에서 쓰지 않을 나머지 짐들은 다 트렁크에 넣고 호텔에 맡기고 가야만 한다. 트렁크는 그러니까 다음날이 아닌 그 다음날 황산에서 내려와서 찾아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배낭은 최대한 가볍게 꾸려야 되지만 필요한 것은 꼭 넣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룸메이트와 교대로 한편 샤워하고 한편 배낭을 싸고 그리고는 약간의 알콜섭취 후 12시 조금 넘어서 잠이 들었다. 숙소로 들어가기전 인솔자는 내일 아침 모닝콜은 5시 이며 6시에 아침식사는 도시락을 준비해서 바로 출발한다고 하였다. 일찍 출발하는 이유는 황산은 워낙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산이라(하루 약 2만명) 늦을 경우 케이블카 앞에서 두시간 이상 줄을 서야만 하니 조금이라도 일찍 가야만 줄을 덜 선다고 한다. 정확하게 05시에 일어났고 06시에 배낭및 트렁크를 들고 호텔을 나와 트렁크는 맡기고 배낭만 들고 버스에 올랐다. 06시에 출발한 버스는 약 1시간 정도 걸려 황산 입구에 도착하였으며 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우리는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이래봤자 따끈한 밥과 반찬이 아니라 카스테라빵 과 과자봉지 가느다란 소시지 하나 계란과 오리알 삶은거 하나씩 그리고 사과 하나... 별로 생각이 없어 소시지 하나와 계란 그리고 사과만 깍아 먹고 나머지는 버렸다. 산행할땐 최대한 아침식사는 안하거나 가볍게 하는 습관때문.. 날씨는 비교적 맑고 구름 사이로 하늘이 보이는 제법 괜찮은 날씨이지만 가이드의 말이 1년에 260일 비가 온다고 하는 황산이라 아마 정상에 가면 기후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팀은 왠지 복이 많아 좋은 황산의 경치를 볼 수 있을것 같다고 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황산에 도착하기 직전 마지막 상점에 들러 화장실을 들렀는데 나는 소변만 보러 갔다가 갑자기 대변이 마려워 버스에 다시 가서 휴지를 가져 올 시간이 없는것 같아 그냥 중국식 변소에 앉았는데... 휴지도 없이 무작정 변기에 앉는 무모함을 보인 것이 아니라 가만 보니 변기 앞에 수도꼭지에 덜린 호스의 길이가 딱 뒷물하기에 적당하다는 판단을 하였고 큰 볼 일을 보고선 수도꼭지를 틀어 호스를 뒤에다 대니 자연산 비데가 되는 것이었다... 참 절묘한 것이 적당한 시점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했지만 돌아서 나오다 생각해보니 중국인들은 저렇게 뒷물을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고 사는 형편이나 가옥 들을 보면 원시시대이지만 화장실 수준은 그래도 선진국이네 싶었다. 그렇지만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었으니... 왜 화장실 칸 하나에 변기가 둘이나 있지? 중간에 칸막이도 없이...? 부부용인가? 가족용인가? 아무리 부부이고 가족이기로서니 응가까지 서로 붙어 앉아서 하는 민족이란 말인가?

 

황산 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대나무 숲길을 따라...

 

 

황산입구에 도착해서 배낭을 짊어지고 각자 배당받은 물통 2개씩 넣고나니 배낭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대나무 숲길을 걸어 급경사 계단을 몇개 올라 자광각이란 절같이 생긴 건물앞에 있는 케이블카 매표소에 도착했다. 아열대 기후의 남방이라 대나무가 많다 싶었지만 굵어도 이렇게 굵은 대나무는 처음 보는 것 같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소나무 굵기와 막상막하.. 매표소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케이블카 탈려는 많은 사람들의 줄이 보인다. 인솔자가 저만하면 아주 줄이 짧은 것이라고 하였다.. 중국인들은 가족끼리나 단체로 황산을 많이 찾는다고 하며 황산에 와 보는 것이 이들 중국인의 평생의 소원 중의 하나라고 한다.

 

 

 

황산 옥병 삭도(케이블카) 매표소..

 

 

 

황산으로 출발직전

뒤에 보이는 건물이 황산 방문객 센터(황산유인중심)

 

 

 

황산유인중심 (비지터 센타) 

 

 

엄청 굵은 대나무..

 

 

 

옥병루 케이블카

 

 

30분 정도 줄 서서 6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황산의 전해(前海)에 해당하는 옥병루에 도착하였다. 옥병루에 도착하자마자 아니 케이블카를 타고 어느 정도 고도에 올라가자 마자 온통 시커먼 구름이 온 산을 뒤 덮어버렸고 내리자 마자 부슬부슬 내리던 가랑비는 제법 굵은 빗줄기로 바뀌어 버려 전원 다 우의를 착용하고 배낭덮개를 씌웠다. 황산 트레킹은 우의(100% 방수)와 배낭커버는 필수 중의 필수인 것 같다...

 

 

 

 

케이블카에 내리자마자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

천도봉으로 가는 길...

 

 

 

천도봉 등정의 시작인 영객송 앞에서..

 

 

 

가는 날이 장날이라 비가 많이 내린다...

 

 

 

황산 천도봉 迎客松 (영객송)

 

 

맨 먼저 옥병루에서 처음 우리를 맞이한 것은 영객송(迎客松) 이라는 참 잘 생긴 소나무였다..손님 접대하는 소나무란 뜻..

 

영객송을 뒤로하고 돌계단길을 한참이나 내려가서 도착한 곳이 바로 천도봉(天都峰) 입구의 정자.. 황산은 구름의 바다 즉 운해(雲海)에 의해 사방이 둘러 쌓여있으며 옥병루나 천도봉은 전해(前海)에 위치해있다.

 

천도봉을 올라가는 길은 시간적으로는 왕복 1시간 30분이나 가파르기가 장난이 아니라서 게다가 비가 많이 내려 매우 조심해서 올라가고 내랴와야만 하는 봉우리.. 일행중 일부는 천도봉 등정을 포기하고 정자에서 쉬고 나머지는 다 천도봉을 올랐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좁고 가파른 돌계단길을 천근 만근 무거운 몸으로 올라가는 길은 몹씨 힘들었지만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늘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기쁨이고 보람인 터라..비록 비바람과 안개로 시야가 흐려 그 절경의 운해와 봉우리들을 다 볼 수는 없지만 한발 한발 앞으로 올라갔다... 역시나 해발 1810 미터의 천도봉 정상은 엄청난 강풍과 비바람 안개로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사진만 찍고 다시 내려와야만 했다...아쉽지만... 그래도 천도봉에 올랐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천도봉 가는 길..

 

 

 

 

 

 

운무에 젖은 천도봉

 

 

 

내려오는 길은 올라갈때 느낀것 만큼 그리 위험하지는 않았던 것이 의외로 돌계단이 가파르긴 해도 전혀 미끄럽지 않았고 쇠줄이 쳐져 있어 붙잡고 내려오면 안전하게 잘 내려올 수 있을 정도였다... 천도봉을 내려오는 길에 다른 한국인 등산객들과 조우했는데..그들이 우리들에게 물었다.. " 아무것도 안 보이죠?" 순간 내가 대답했다.. " 아무것도 안 보이다뇨.. 잘 보여요.. 보일거 다 보여요...우리 장님 아니거든요..." 지나가던 그 들과 우리 일행들 모두 한바탕 웃음... 경치가 보이냐는 질문에 아무것도 못 보고 그냥 내려오는 것이 억울해서 잘 보인다고 죠크를 던진 것.. 옥병루에서 천도봉 가는 내려가는 계단길이 내려올때는 힘든 길이 아니었는데 다시 반대로 올라갈려니 너무나 힘들고 비에 젖은 육신이 무겁다... 어느 좁은 계단길을 지나가는데 인솔자가 말한다.. 이 길이 일선천이라고.. 하늘을 보면 하늘이 한 줄로만 보인다고... 一線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