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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산행기/중국 태산-황산(2006. 7)

태산-황산 트래킹 7. 태산(3)

태산 하산길
점심먹은 후 10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에 자매송이란 참으로 잘 생긴 소나무 두 그루를 보고나서 일행들은 
다시 끝없이 나타나는 돌계단을 한발 한발 딛고 내려갔다.
비록 소나무 숲길을 따라서 내려오는 하산길이지만  경사도가 상당히 가파른 돌계단이라 내려오는 길이 쉽지 않다.
2시간 정도 지나니 허벅지와 종아리가 알이 배긴다...
내일 태산보다 훨 힘들다는 황산에 올라가는 길이 설설 걱정이 된다.
목이 마르지만 이미 지급된 물은 바닥난지 오래다...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숲이 아닌 길에서 햇볕에 노출될때는  얼굴이며 팔의 피부가 따갑다고 느껴진다..
자외선 차단 썬크림을 준비해가지 않았음을 후회했다..일행에게 조금 빌려서 바르긴 했지만 땀에 금방 씻겨 버린다..
 
 
산 자체가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 산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소나무 말고는 특별히 볼 것은 없는 길인데 차라리 케이블카 타고 내려갈 걸 하는 후회를 나만 하는 것은 아닌것 같다...
한참을 내려오니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고 곧 시원한 물줄기 흐르는 계곡이 나타났다..
배가 남산만한 중국인 남자와 가족이 계곡에서 수박을 잘라 먹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 나도 수박이 먹고싶다...
한국에 돌아가면 가장 먼저 팥빙수부터 먹어야지 라는 말은 몇번이나 일행들에게 말한 것 같다...
아마 지금 산 아래를 내려간다고 해서 팥빙수가 있을것 같지는 않는 동네이다..
계곡에서 잠시 세수를 하고 다시 돌계단길을 걸었다 
멀리 성문이 보이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성문을 지나니 저멀리 시가지가 보인다... 
가이드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힘내라고 한다. 
목이 말라 죽겠는데 물은 없고 상점도 없고..그러나 구름다리 지나고 얼마 안가서 드디어 매점이 하나 나타났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면 이런 기분일까...
강인구샘이 달러돈을 내놓았다..
1달러에 생수 한병과 아이스바 하나..
각자 그늘에 잠시 걸터 앉아서 물을 마시고 아이스바를 먹는데..
메론 맛이 나는 얼음과자이긴 한데 왠지 맛이 좀 이상하다 싶었다..
자세히 보니 아이스바 안에 참깨가 제법 많이 들어가있다..
왠 참깨를? 이런데다 참깨를 넣어 빨아먹는 이상한 취향의 중국인들이다...
참깨가 풍년인가? 차라리 아이스바를 참기름에 찍어먹지...
다들 반도 채 안 먹고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다..중국에서 먹은 아이스바 종류 중에 하나도 맛있게 먹은게 없었다..
가이드가 가끔 휴게소에서 물이랑 아이스바를 사다 나눠주었지만 영 우리 입맛에 맞지 않다...
'쮸쮸바'나 '스크류바'  반을 톡 잘라 먹는 '더위사냥' 커피맛  이런건 없나?
커피맛나는 얼음 슬러쉬인  '설레임' 같은건 아예 바라지도 않는다...
거의 다 내려온 듯하다...
저수지가 보인다..
그런데 저수지에서 못 볼 것을 보고야 말았다..
다큰 어른들이(아마 10대 후반에서 20대로 보이는) 수영복은 고사하고 팬티도 안 입고 완전 빨가벗고 수영을 하고 있다..
지나는 등산객들 중 시력이 1.0 이상이면 누구나 다 고추에 난 털 까지 보일 정도로  다 내놓고 멱감고 있다..
지체없이 줌을 당겨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순간 돈버는 방법이 떠 올랐다..
몸짱 남자애들 여기 저수지에 좀 풀어놓고 목욕하는 광경이 잘 보이도록 하는  태산 트레킹 코스를 만들어 팔면 
여성관광객들에게 아주 호응이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대퇴부를 관통해서 아킬레스건으로 전달되는 느낌이 들었다...
하기사 시내 한복판에서도 웃통 벗고 다니는 것이 여삿일인 이 나라에 저수지에서 발가벗고 멱감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