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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산행기/중국 태산-황산(2006. 7)

태산-황산 트래킹 1. 대구-인천-제남

 

 

1. 들어가는 글 

 

 

태산-황산 트레킹을 가게된 결정적인 이유는 애초에 대구시의사산악회에서 가기로 했던 백두산 등정이 취소되었기 때문이었다.

 

약 한달전 백두산 서파 코스 등산하던 한국인의 사고사로 인해 중국당국에서 잠시 서파 코스를 폐쇄하였고

여행사에서 불확실한 상태에서 백두산행을 추진할 수 없다고 통보가 왔기에 백두산 등정 대신에 태산-황산 트레킹을 가게된 것이다.

 

그동안 우리 대구시의사산악회에서는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등정을 위해 박상태 부회장님께서 치밀한 준비를 해오셨는데

그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해 백두산행이 취소가 되어버려 이미 병원에 휴가를 계획하였던  몇 분 선생님들께서 백두산 대신에

갈 만한 곳으로 중국 태산-황산 트레킹을 알아보고 모객을 하였고 나와 김원섭 총무님, 최영철 선생님 그리고 김세웅 선생님 가족,

김창원 선생님 가족, 강인구 선생님 가족 이렇게 총 9명과 대구지역외의 다른 지역 참가자 6명 이렇게 15명이 한 팀이 되어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중국으로 가게 돼있었다.

 

비용은 1인당 78만원 + 국내선왕복 항공비까지 총 94만원 정도..

일정은 7월 13일부터 7월 17일까지 4박 5일간으로

목적지는 공자사당과 묘가 있는 곡부시 그리고 태산 과 황산.

 

지리한 장마가 끝나나 싶었지만 출발전날 갑자기 서울경기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다는 뉴스를 봤지만 인천에서 비행기 뜨고 내리는데에

지장없을 것으로 판단하여 마음 놓고 있었다..

인천공항이 어떤 공항인데 태풍도 아닌데 그렇게 쉽게 결항되리..

 

전 날 미리 트렁크와 배낭을 다 꾸려놓고 잠을 잤지만 역시 소풍전날 학생들 처럼 쉽게 잠이 오지는 않았다.

전 날 이미  밑반찬들과 술안주꺼리 준비하고  06시 30분에 대구공항에 집결하라는 임시총무 강인구 선생님의 문자를 받았지만 

인천행 비행기가 07시 20분에 출발하는지라 그렇게 일찍 갈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여 06시 50분까지 도착하도록 집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잘 다녀오리다... 혹시라도 또 집안에 큰 벌레라도 나오더라도 나더러 당장 돌아오라 전화하지 말고 우리 애들이랑 합세해서

지난번 처럼 잘 해결하라고 하고선 식구들하고 잠시간의 작별인사를 나누고 집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대구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강인구샘의 전화를 받았다...

 

손생 머하노 빨리 안오고..클나따..비행기 결항이라 카네..인천에 폭우가 쏟아진 바람에..

그래서 지금 다들 KTX타고 갈려고 동대구역으로 갈려는 중이니 얼릉 후딱  오소..

 

네 알겠습니다..

기사 아저씨..  공항말고 동대구역으로 가입시다.. 뱅기 결항이라 카네요..

 

만촌네거리 지나 무열로 지나는 중였고 당장 기수를 돌려 동대구역으로 향했다..

그리고선 머리를 굴렸다...

10시까지 인천공항에 집결해야되니까 7시 기차를 타야지만 9시에 역에 도착 인천까지 10시 안에 가겠다는 계산이 섰다...

그리고 시계를 보니 거의 7시 10분 전쯤..

7시 5분전에 동대구역에 도착해서 안에 아무리 둘러봐도 우리 일행들은  보이질 않았다..

 

순간..아차 이 분들은 다 공항에서 여기로 오는 중이니 나보다 늦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라도 우선 서울역가는 기차표라도 끊어두자 싶어

강인구 샘에게 전화를 하니 받지를 않는다...

발을 동동 굴리고 한편 전화기를 들고.. 이러다가 못 가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상하데 그정도로 비행기가 못 내리나 싶기도 하고..

 

강인구샘이 다른 사람들에게 통화하느라 못받나 싶어 안되겠다 싶어 최영철샘에게 전화를 하였다..

금방 전화를 받는 최영철 샘..

 

샘 접니다.. 역에 아무도 없는데 다들 오시는 중입니까?

머라카노 손선생.. 지금 어딘데?

동대구역인데요 기다리고 있는데요 결항이라해서..

에헤이..그거는 장난친건데...손생 그거 장난이라..강인구생이 장난친건데 에헤이...빨리 공항으로 와요...빨리..

 

미치겠네 돌겠네 돌아삐리겠네..두고보자 강인구샘.. 그런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짐들고 택시로 뛰었다..

7시 정각을 막 지났다..

공항까지는 멀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었고 다행이 택시기사도 도와줘서 7시 10분 이전에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택시 내리자마자 공항청사 들어가자마자 다들 웃고 난리..

강인구샘에게 이거저거 항의할 시간도 없고 빨리 짐 부치고 출국장으로 올라갔다...

 

산울림의 노래가 생각난다..

이마엔 땀 방울~

 

겉으로는 태연한 척 웃고있었지만 속으로는 두고보자 복수할껴...

장난칠걸 쳐야지 내 참... 까딱했음 나 혼자 두고 자기들끼리만 갈 뻔 했잖아...

 

주범인 강인구샘 역시 상당히 놀란 표정이 역력해보였다...

그냥 한번 장난으로 농담한건데

KTX 타려고 생각중이고 빨리 오소 라는 그 말이 나같이 머리가 좋다면 너무나 좋고 나쁘다면 하염없이 나쁜 사람에겐

동대구역으로 빨리 오소 라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것이었다...

 

안도의 한 숨 내쉬기는 피차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나보다 더 휴유~ 했을지도...

그냥 동대구역에서 일행들 기다리고 있었더라면...좀만 더 늦게 통화가 되어 진실을 알게됐더라면..

정말 4박 5일 동안 나혼자 말짱 황이 돼버리는 것이었으니....

 

인천가는 비행기안에서도 내내 중국가서 강인구샘을 우짜면 골탕맥일 수 있을까 그 생각뿐이었다...

 

트레킹이란 단어에 대한 개념이 없었나 보다..

나는 여태 트레킹이라면 그녕 평평한 고원이나 평탄한 등산로를 지팡이 짚고 유유히 여기 저기 경치 구경하면서 걷는 것이 트레킹인줄 알았는데...

이번 태산-황산 트레킹을 가서야 트레킹이 장난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우리가 알고있는 등산이 바로 트레킹이고 암벽타는 등산인 크라이밍이 아닌 등산이 트레킹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힘든 등산인줄도 모르고 아직 등산의 ㄷ 도 모르는 우리집 작은 아들(중 2) 을 데리고 갈 뻔 했다.
만약에 데리고 갔었더라면 아들놈이나 나 그리고 다른 일행들에게 큰 민폐를 끼칠 뻔 했다...
트레킹에도 충분한 준비와 체력과 경험 그리고 정신력이 필요한 것 같다...

 

우리 작은 아들하고 이 기간동안 백두산 대신 일본 북해도 관광을 갈려고 알아보니 예약완료라 대기예약 올려놓고 기다리던 중에
중국 태산 황산 스케쥴이 나와서 우리 아들에겐 미안하지만 일본관광 포기하고 황산 트레킹을 택했다..
같이 갈래? 하니 일본은 두번이나 가봐서 겁이 안나는데
중국은 만약에 가서 아빠 분실하면 그 광활하고 무식하고 험한 곳에서 저 혼자 집에 못 찾아와서 안되요 안갈래요 하는 것이었다...

중국에는 일본보다 먹을 것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고 볼거리도 많고 등산도 쉽다더라 꼬셨지만
결국 안간다 해서 혼자 갔는데 천만다행한 일이었다..

 

우여곡절끝에 인천행 대한항공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이번 여행동안 경험한 8번의 비행기착륙 그 첫번째...

 

 8시30분 경에 공항에 도착 남는 1시간 30분동안 아침식사를 하였는데 인천공항 지하1층 한식당에서
한국을 떠나기전 마지막 한국식 식사를 하였다... 사골 우거지 와 순두부찌개 등등..

아마 여행기간 중 지금 먹는 이 식사가 가장 맛있었던 식사로 기억될 것이라고 얘기를 해주었다..
중국의 식사가 아무리 잘 나온다해도 한국사람의 입맛에 한국음식만큼이나 입에 맞을 리는 없을테니까...

식사후 중국돈과 달러를 환전해서 10시 정각에 모이라 하는 지점에 다들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곧 인솔자를 만나 체크인 하고 출국심사대를 통과해서 면세점에 들러 후다닥 부탁받은 물건들 사가지고
게이트를 지나 산동항공(SDA) 비행기에 탑승완료...

정확히 11시 50분 우리나라땅을 이륙하여 중국땅으로 날아갔다...

 

 

 

흐린 하늘..

 

 

 

중국 제남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