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산행기/일본 북알프스(2007. 8)

북알프스 D-4

어제 현수막 최종 시안을 업자에게 넘겼다 디자인이 문제지 찍어 만드는거야 금방이다..

사실 현수막이 별거 아니지만 그래도 역사적인 우리 대구시의사산악회의 북알프스 등정

출발시에나 공항에서 그리고 북알프스 최고봉 정상에서 단체사진에 나올 현수막이 아닌가

정상에서 사람들만 덩그러니 사진 찍고오면 그게 북알프스인지 용지봉인지 누가 알겠나..

북알프스 등정의 증거가 되는 중요한 근거이기도 하다..

시작이 반이니 이제 이번 거사의 반은 성공한 셈이다..

 

태극기와 우리 산악회 깃발이 박진석 회장님 갖고 있다고 들었는데 빨리 갖다주시지..

 

그리고 이번 현수막 제작하면서 든든한 협찬사를 두군데 구하게 되었다..

고마운 분들이다.. 아무 조건없이 우리 산악회를 돕겠다니... ^ ^

이번 해외등정의 공동경비로도 쓰겠지만 우리 의사산악회원들과 또 꼭 필요한 곳에 쓰일것 같다..

 

어제는 1주일 내내 내린 폭우 장마비때문에 아침에 테니스 렛슨을 못해서(돈만 받고) 마음에 걸렸는지  

코치에게 전화왔다.. 저녁에 진료후 코트에 오시면 공좀 쳐 드리겠다고..

오후에 햇볕이 쨍 나서 코트를 밀었다고 했다...

농땡이 코치 왠일인가 싶었다...

지금 렛슨받고 있는 코치는 사실 서른 중반인데 서른살 때부터 내하고 같이 공을 쳤다.

아침마다 거의 4년 정도 같이 쳤는데 지가 농땡이부려도 내가 그냥 넘어간다..

하루 이틀 같이 공 친 녀석도 아니고 지도 피곤하고 빠지고 싶겠지..나도 그런데..

처자식 먹여살리려고 더운데 추운데 저 고생하는데 내마저 떠나 다른데 간다면

안그래도 농땡이코치라고 소문나서 학생들도 별로 많지 않은데 나마저 떠나면 좀 쓸쓸하지 않겠나...

돈벌이가 덜되면 처자식은 그 나이에 누가 먹여 살릴까...

고양이 쥐 생각같지만... 사람 정이란게 그렇지 않다... 하루 이틀된 것도 아니고..

 

이젠 하도 오래 공을 같이 쳐서 내가 뭘 원하는지 지가 뭘 원하는지 서로 잘 안다..

나는 나대로 고급렛슨을 받아 좋고 지는 지대로 선수는 아니지만 동호인 고수랑 공을 칠 수 있으니

감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어 좋다..

지도 가끔 (지도자급)시합도 나가는데 맨날 초보 학생들하고만 공치면 실력이 감퇴된다..

그런 코치들에겐 나 같은 고급 수준의 렛슨자가 필요한 법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코치랑 내가 맞짱뜨며 공 치고 있을땐 초중급 렛슨자들이 구경한다..신기한 표정으로

우와 저렇게 잘치는 사람도 렛슨받네 하면서...

가끔 코치가 몸 안좋을때는 내가 코치 대신 그사람들에게 토스 공을 던져주거나 난타쳐줄때도 있다..

준코치라고나 할까..

 

애니웨이.. 

어제 밤에 (계명 문화대 앞) KT 코트에 가서 1시간 정도 공을 쳤다.. 원래 정해진 시간 보다 훨 많이..

그리고 온통 땀 범벅이 된 상태에서 그대로 집으로 가버렸다.

보통때는 코트옆 샤워장(찬물만 나옴)이나 핼스장 가서 씻고 집에 가는데 찬물로 씻자니 좀 그렇고

핼스장 가자니 귀찮고 해서 배도 고프고..집으로 바로 날랐다... 황금동까지 30여분..

집에 가서 샤워부터 해야되는데..

마침 삼성과 현대 두 앙숙의 야구경기가  7회초다..

한방만 맞으면 역전패할 상황인데 아슬아슬하다..

아내는 빨리 차려놓은 밥 식는다고  씻고 밥먹고 봐라고 하지만 지금 한 방만 맞으면 또 현대에게

질 판인데 밥이 문제가..

땀 끈적한 체로 팬티만 입은체로 서서 티뷔에 시선고정..

겨우 한점만 내주고 역전이나 동점허용 않고 이닝을 마무리하고 넘어가는 것을 보고서 씻었다.

밥먹고나서 (반찬들도 참 너무한다... 고기는 없고 풀 밖에 없다.. 계란 후라이라도 하나 해주지...)

그래도 시원하고 담백한 조개국이 있어 다행..무우 넣고 조개 넣고 끓인 국인데 아주 국물이 시원 개운하다...

난 개인적으로 고추가루 듬뿍 푼 빨간 매운탕 같은 국이 더 좋은데...아내는 꼭 맑은 국물을 선호한다..

 

야구 중계 마저 보고 (겨우 삼성이 이김..왠일이니 맨날 현대만 만나면 쩔쩔 매더니)

인터넷 검색 좀 하다가 아내와 이런 저런 얘기(자녀,주식,여행,모친기일 등등) 좀 하다가

시계보니 벌써 12시 넘었다... 침대에 누워 티뷔를 보면서 잠 들었다...

 

새벽에 잠시 인기척에 눈을 떴는데

아내가 새벽 1시 30분에 동대구 터미날에 도착하는 서울에서 오는 큰아들 마중 나갔다가 들어온 모양이다...

아들에겐 참 대단한 엄마다..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는 말..우리 와이프에게 해당되는 말같다..

나는  잡초처럼 대충대충 던져두고 키우자 주의인데

아내는 온실화초처럼 온갖 정성 다 기울여 애지중지 키우는 스타일이다..

장단점이 있다.. 그문제로 예전에도 많이 다퉜지만 요즘은 마치 남북한 체제처럼 서로 존중한다..

 

 

아침 늘 일어난 시각에 눈을 떴는데 영 몸이 아니다..

머리가 아프고 몸이 으실한게 어제 저녁 테니스 땜에 그런건지

밤새 틀어놓고 잔 선풍기 (새벽에 아내가 껐지만) 때문인지...

아니면 열대야 지나고 밤에 기온 내려갔는데도 윗통 벗고 자서 그런지...

좌우간 몸이 영 아니라서 다시 누웠다가  일어나니 벌써 7시 30분이다..

많이 늦잠 잤다...

어중간하다...시간이..

더운물에 샤워부터 하고  면도도 하고 고민했다..

지금이라도 성서로 날아가서 와룡산 올라가? 좀 늦긴 하다...

테니스 장 가서 공치고 병원 가기는 좀 늦고...

 

결국 내가 택한 차선책은  집 앞 범어동산이었다..

해발 200 겨우 될까말까 나즈막한 야산인데 등산도 아닌것이 그냥 산보하는 코스다..

그래도 길 미끄러우니 등산화 신고 등산복은 입고 동산으로 갔다..

노인네들이나 아줌마들 운동하기 딱 좋다..나즈막한게... 올라가면 운동기구와 벤취 다 있다..

늦은 시각이라 사람 별로 없고 그나마 노인네들이 아줌마들이다..

나만 왠지 백수같다..

 

매미소리 참 듣기 좋다..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선한 산소와 바람... 아 머리가 개운해진다..

15분 만 숲길 걸어가면 정상(?) 이다..

벤취에 누워 하늘 아니지 우거진 큰 나무의 이파리들을 바라본다... 잎들 사이로 햇볕이 언뜻 보인다..

딱딱한 벤취에 누워 다리 올리기 상체 올리기 복부운동을 하니 등허리 배긴다..

기초적인 스트레칭 좀 하고 있는데 어떤 노친네가 시끄러운 촌스런 음악소리 라디오 크게 틀며

올라와서 내 옆에 앉는다... 너무나 촌스런 뮤직인데다 시끄러워 한 소리 할려다가

상대가 노친네라서 그냥 내려오고 말았다.. 도덕 불감증인지 치매 전조증상인지...

우리는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도대체 개념이 없어..

 

집에 와서 씻고 옷입고 병원으로 출근하니 9시 40분...

10분 늦게 왔다..

 

몸은 개운하다...

아침 산보와 맑은 산소 충전한 덕분에...

'해외산행기 > 일본 북알프스(2007. 8)'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알프스 D-1  (0) 2008.06.17
북알프스 D-2  (0) 2008.06.17
북알프스 D-5  (0) 2008.06.17
북알프스 D-6  (0) 2008.06.17
북알프스 8. 마지막회 : 나고야 관광  (0) 2008.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