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불과 5일후면 3천미터급 산악등정을 하러 간다는 사실이..
고산증을 걱정하던데...건강한 남자들은 대부분 괜찮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조금 되는건 사실이다...
사실 산에 오를때마다 솔직히 숨이 좀 찬다는 느낌이 든다..숨 안 찬 척 하고 억지로 잘하는 척 할 뿐이지 나는 늘 산에 오를땐 힘들다...
호흡곤란까지는 아니라도 숨이 많이 가쁠때가 많다...
그런데 고산에 올라가면 아마도 예상외로 내가 먼저 어지럽다 죽겠다 못가겠다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그렇게 말하는 근거는..
지난해 겨울 지지난해인가? 유럽갔을때 스위스 융프라우 ( 해발 4천200미터 정도) 정상에 올랐을때 영하 20도 강추위속이었지만 10분도 못 서있었지 않았나..
그땐 추워서 그렇다고?
그래도 밖에선 그렇다 치고 밖에 나가기 전 실내에서도 조금만 빨리 걸어도 머리가 핑 돌고 어지럽고 숨 가쁘지 않았던가?
누구나 그 정도 해발고도에선 그렇다고?
그렇다면 다행이고...
어제도 30분 정도 안 쉬고 빠른걸음으로 와룡산 등산하고났을때 머리가 순간 어질하고 숨이 답답하지 않았나?
그정도면 그럴수 있다고? 당연한 생리적인 반응이라고?
아 모르겠다..
그래도 걱정은 된다..
해발 2500미터의 산장에서 1박후 다음날 정상까지 약 3시간 정도 치고 올라갈때가 가장 힘들다던데....
숲길 능선도 아니고 그저 바윗길 급경사 오르막같던데 사진에 보니...
나 혼자 낙오되지는 않겠지 설마..나보다 (등산에)약한 분들이 있는데...
힘이 남아서 다른 분들 배낭을 대신 들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멋있게 폼 나게...
오늘 협찬사 마감해서 현수막 시안 완성후 작업하라고 해야겠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아니지 참 시작이 반이라고
현수막 잘 만들어놓으면 이번 북알프스 등정의 반은 성공한 셈이다..^ ^
작년 태산 황산 갈때는 정말 멋 모르고 갔었지...힘든줄 모르고..
그런데 장대비 오는 그 황산 서해대협곡 8천개 계단 오를때 그 얼마나 힘들었나...
앞사람들 시야에서 사라지고 주위에 아무도 없고 비바람 거센데 숨은 차고 다리에 힘은 빠지고 겁도 나고..그 때의 그 힘든 상황을 그래도 나는 잘 극복하지 않았던가...
그 순간에도 발 헛디디면 죽는데도(바닥에 도착하는데도) 10분 이상은 족히 걸릴것 같은 엄청난 높이의 수직절벽위 난간 전망대에서 아래를 바라본 적도 있지 않았나...
오금이 저린다는 표현을 그토록 실감나게 느껴본 적이 또 있었던가?
난 할 수 있다..
작년처럼 올해도 무사히 북알프스 오쿠호다카다케 정상에 올라설 수 있을것이다..
출발 하루전인 8월 14일이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님의 기일이다..
양력으로는 8월 25일이지만 음력으로 제사를 지내니까 올해는 8월 14일이 된다..
정말 아슬아슬하다.. 하루만 더 늦게 돌아가셨더라도 올해 북알프스 못갈 뻔 했다..
제사는 당일 0시에 지내니까 나는 월요일 저녁에 어른과 형님네가 살고있는 서울에 간다.
그리고 화요일 새벽기차로 가족들 데리고 대구 내려와서 진료하고 그날 저녁에 배낭을 싸고 준비한다...
출발전에 어머님을 뵐 수 있어 너무나 다행이다..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가 나를 잘 이끌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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