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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산행기/일본 북알프스(2007. 8)

북알프스 5. 세째날 오후: 오쿠호다카다케 정상 & 하산

정상 그리고 하산

오하이오 고자이마-스
일본인들이 아침에 만나 처음 하는 인사이다..
우리나라 인사로 치면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영어로는 당근 굿모닝이고 독일어는 구텐 모르겐 중국어로는 쨔오샹 하오...
어제는 종일 등산로에서 곤니찌와~ 였는데 오늘 아침에 등산로에서 만나는 일본인들은 우리들에게 웃으면서 
오하이오 고자이마-스 이다...
등산로에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았지만 혹 가다 만나는 일본등산객들은 아주 반갑게  웃으면서 먼저 인사를 하곤 했다..
우리도 이젠 어느 정도 능숙한 발음으로 답해준다... 오하이오 고자이마-스..
잘 들어보면 일본인들 발음에서 고자이마-스는 약간 비음이 섞인 소리다.. 특히 마- 에서...코소리로 마-스 한다...
지난번에 일본에 갔을때에도 일본말 잘하는 우리 가이드가 일본말 중에서 고자이마스 라는 발음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냥 고자이마스 가 아니라고 하였다.. 자 와 마 발음이 좀 특별하다고 하였다.. 
마치 경상도 사람들이 형아야를 히야와 힝야의 중간발음으로 부르지만 서울사람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도저히 발음할 수가 없듯이..
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일본이니까 등산로에서 만나는 (일본)사람들에게 일본말로 인사를 하지만 만약 반대로 일본사람들이 우리나라
설악산이나 지리산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안녕하세요? 라고 하면 그들도 안녕하세요? 라고 할지...곤니찌와 할지..
괜히 우리만 일본말로 장단을 맞춰주는것은 아닐까... 
일본사람들이 곤니찌와 하면 우리는 그냥 알아듣든 말든 안녕하쇼? 하고 말까? 생각도 해봤다...괜히 저자세?
그래서 가끔은 곤니찌와에 대한 답인사로 안녕하세요? 라고도 해보았다.. 
그럴때 가끔은 그들 일본사람들도 안녕하세요? 라고 서툴지만 인사를 하기도 하였다..안뇨하세요로 들리지만...
안녕하세요?
라는 말은 이제 우리나라를 벗어나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쓰는 말인것 같다..
한일 월드컵 이후 특히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알기를 그나마 제대로 안다고 했다...
인솔 가이드 말이..
몇년전만 해도  일본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전혀 모르거나  알기를 우습게 알고있다고 했다.. 
티뷔나 컴퓨터도 있어요?
심지어 한국? 그런 나라가 어디쯤 붙은 나라지? 하는 일본인들도 있었다고 한다...
아직도 우리가 일본인들에게 느끼는 감정만큼 그들이 우리에게 좋든 나쁘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한류(韓流)덕에 그래도 이제는 제법 많은 일본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하고 이해할려고 하고 또 한국말을 배울려고 
노력한다고 하였다...특히 욘사마 덕분에...
인솔자 가이드가 일본에서 유학할때 알바로 일본인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친 적이 있다고 하였는데 
주로 30-40대 여성들이 많았다고 한다..
왜 한국말을 배울려고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욘사마 배용준을 공항에서 만났을때 욘사마에게 단 한마디라도 한국말로 인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고  
한국말 배워서 욘사마에게 한국말로 편지를 쓰기 위해서라고 한다...
물론 원어(한국말)로 겨울연가 드라마를 보기 위해서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가끔 배용준이나 다른 한류 스타들을  만나려고 또는 그들과 관련된 드라마의 배경을 보려고 한국에 간다고 하는 
일본인 아내들도 있는데 일본인 남편들은 자기 마누라가 배용준 만나러 한국에 가거나 말거나 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기 미쳤나 으잉? 다리 몽댕이를 확 부러뜨려버려?  그럴텐데..
일본인들의 부부 관계는 부부사이는 우리나라 사람들 처럼 그렇게 깊은 정으로 살지 않는 모양이다..
그냥 편리공생과 같은 사이일까?
어쨋거나 한류는 성공했고 덕분에 한일간의 민간교류가 활성화되어 양국간의 앙금이나 격차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가 언제까지나 일본을 일본사람을 미워하고만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싶다..
배울건 배우고 또 욕할건 욕하고 요구할건 요구하고 줄것은 주면 되는 일이다...
반일 보단 극일이라고 할까....
정상까지 오는 동안 고소증 고산증은 그리 우리에게 위협적이지 않았다..
해발 3000미터니까 ...
그리고 일본인 가이드가 고산증이 아예 생길 수가 없도록 천천히 서서히 산을 올랐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3시간 가까이 오르고 오른 후 드디어 정상에 도착하였다..
일본인 가이드와 우리 인솔자 다음에 내가 정상에 오를려고 무지 애썼지만 결국 그 자리는 치열하게 3위 자리를
차지할려고 애를 쓰던 그 분께 빼앗겼다... 4위도 5위도.. 다..
나는 차라리 사진을 택했다..
뒤돌아 서서 보이는 우리가 가보지 못한 야리가다케도 찍고 열심히 올라오는 우리 대원들도 찍었다..
위험하고 가파른 등산길에서 사진을 찍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그래도 사잔을 찍지 않으면 우리 눈과 뇌에 입력된 메모리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하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떡하든 이 순간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려고 노력했다..
비록 1등 2등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악수도 나누고 단체로 기념사진도 찍고..몇장씩이나 찍었다...역사적인 사진이라서..
일본인 가이드 오구치상과 우리 22명 참가대원 전원이 다 같이 찍었다...
저 멀리 구름 뒤로 후지산이 보였다...
다른 봉우리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의 후지산은 첫 눈에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지난번 설연휴때 돌아오면서 비행기안에서 본 그 후지산...구름위로 솟은 그 신령스럽고 웅장한 모습...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그 외에도 몇장씩 찍고..
둘러 서서 기념식도 하고 먼저 가신 선배의사와 수년전 작고하신  이상무 산행대장님을 위한 묵념도 하였다.. 
그리고는 왔던 길 그대로 하산을 하였다..
애초에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왔던길 대신에 반대편 급경사로 내려간다고 알았는데 현지에 와서 일본인 가이드
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 결국 안전을 택했다.. 
우리에겐 13세의 소년도 있고 고령의 여자대원도 있고 아직은 위험한 급경사를 100% 안전하게 잘 내려갈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수 없는 대원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산행에 있어 모험도 좋지만 안전만큼 중요한 항목은 없다...
 

 

 

 

 

 

 

 

 

 

 

 

 

 

 

오쿠호다카 다케 등정 기념

 

 

 

뒤로 후지산이


완전 무장...호다카다케산장에서 급경사 오르막을 오를때부터 즉 능선에 올라가서부터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웠다.. 기온은 아마도 8-10도 정도? 바람이 무척 강해서 바람막이를 입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내려온 호다카다케 산장

 

 

 

 

산장 테라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김철수 고문님..여기서 식사와 맥주 한잔 하고 다시 하산하였다.

 

 

 

 

 

가라사와 산장 출발

하산

 

 

 

 

 

 

하산한 지 한시간만에 도착한 그 물맛 좋은 계곡... 얼음물에 발을 담구고 15분이나 휴식... 그러나 15분은 너무나 짧았다...발 담그고 물 담고 마시고 다시 양말과 신발 신고 그러고나니 15분이 훌쩍 지나버렸다..

 

 

 

 

 

 

 

 

요꼬 대교를 건너고..

 

 

요꼬 산장으로

 

 

도쿠사와 산장에 도착

 

 

 

 

 

어제 가라사와 산장을 갈때 만났던 일본인 가족... 우리팀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5번은 더 조우했던 그래서 기억이 남는 일본인 가족인데 도쿠사와 산장에서 다시 만났다. 기념으로 찍었다..이들도 우리를 보고서 너무나 반가워 했다...

 

 

 

 

 

첫날에는 8시간 동안 이 길을 지나가는 차량을 단 한대도 보지 못했지만 이 날은 가스를 실은 차량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산장에서 필요한 모든 물자들은 헬기를 통해 보급받거나 어쩌면 밤에 차량으로?

 

 

 

 

 

 

 

 

 

 

다시 가미고지로

 

 

가이드와 작별..

 

 

 

 

 

 

 

다테야마 호텔에서의 저녁식사

 

 

 

 

 

정상에서 가라사와산장까지 하산하는데에도 3시간 걸렸다... 통상 올라갈 때 보다는 내려올때 걸리는 시간이 훨 짧지만 여기만은 아니었다.. 내려올때가 훨 힘들었다...다만 휴식시간만 자주 갖지 않았다 뿐이지 올라갈때보다 훨 조심스럽게 천천히 내려와야만 했다.. 이 길도 쉽지 않은 하산길인데 반대편 급경사 난코스는 나는 잘은 모르지만 훨 위험할 것 같았다.. 내려갈때는 올라갈때 보았던 그 야생원숭이는 보이지 않았다... 난 동물원 우리에 갇혀있지 않은 원숭이는 난생 처음 봤었다... 신기한 경험.. 인간들 사진 찍어주느라 원숭이 사진을 못 찍은것이 아쉽다... 3시간 만에 출발했던 가라사와 산장에 도착해서 맨먼저 시원한 생맥주 한잔씩 돌렸다.. 비싼것... 다들 너무나 좋아하신다.. 총무인 내가 마치 선심을 쓰는 듯 착각을 잠시...총무 끗발 실감했다.. ^ ^ 산장에서 나눠준 도시락을 내려가면서 어느 지점에서 먹었어야는데 대원들이 새벽밥을 먹은 터라 배가 고픈지 11시부터 바로 산장에서 점심도시락을 먹고 12시경에 출발했다... 가라사와산장에서 가미고지까지는 적어도 6시간 은 족히 걸리는데 ( 전날 올 때 8시간 걸렸음) 숙소인 다테야마로 가는 전용버스는 오후 4시에 약속이 돼있었다고 하였다.. 가이드와 인솔자의 계산착오였고 한시간 미뤄서 오후 5시에 가미고지에서 만나기로 하였다고 한다.. 올때 8시간 걸린 길을 갈때는 5시간만에 갈 수 있을까? 점심 시간 계곡에 발 담근 시간 등등 다 빼고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6시간 걸린 길을 5시간만에 가려면 방법은 단 하나 쉬는 시간을 줄이고 가능한 속보로 걷는 수 밖에 없다.. 17킬로미터를 5시간만에.. 평지를 보통 1시간에 4킬로미터를 걷는데 산길을 시간당 3.5킬로미터로 걸어야만 약속시간에 닿을 수가 있었다... 내려가는 길은 그렇게 못 하니까 천천히 내려가고 대신 요꼬산장과 도꾸사와 묘진산장 에서도 5분이상 쉬지 않고 바로 걸었다... 선두그룹은 요꼬산장에서(오후 2시20분) 가미고지까지의 11킬로미터를 시간당 6킬로미터정도의 속보로 걸어 오후 4시 30분에 도착했다...거의 크로스 컨트리 수준... 버스 시간을 더 뒤로 미룰 수는 없었는가 아쉬움도 있었지만 이런 것들도 다 우리가 극복해야만 할 난관으로 생각하고 다리 아프고 어깨 결리고 목은 타들어가고 힘은 들었지만 낙오자 없이 오후 5시까지는 다 도착했다. 하루종일 걸었다 싶다... 12시간 동안 약 23킬로미터를 걸은 셈이다.. 정상까지의 가파른 길과 평지를 다 합쳐서... 가미고지에 도착하자마자 인솔자와 함께 버스에서 마실 시원한 맥주와 음료수 그리고 약간의 먹거리를 샀다. 다음 숙소인 다테야마로 가는 길에 잠시 소나기가 내렸지만 나의 신통력과 주문으로 비를 그치게 해버렸다.. 버스안에서 간단한 요기와 맥주를 한잔씩 하고 약 3시간 정도 걸려 숙소인 다테야마에 도착했고 체크인 후 드디어.. 1박2일동안 못했던 목욕을 할 수가 있었다...대온천탕에서.. 나는 일본에 온 지 3일만에 처음 면도를 했는데 그렇게나 시원할 수가 없었다... 사실 일부러 면도를 안했었다.. 티뷔같은데 보니 에베레스트 등정 전문산악인들은 얼굴도 검게타고 수염도 안깍고 시커멓게 해 있던데 그게 멋있어 보여서 나도 수염 안 깍고 새까맣게 타서 고국으로 돌아갈까 해서였다... 그런데 3일만 수염 안 깍아도 도저히 찝찝해서 못 견디겠더라... 저녁식사는 역시 가이세키 였지만 이 호텔의 음식은 솔직히 별로였다...성의가 보이지 않는 음식이었다... 이 호텔에서부터는 이제 2인 1실이었는데 저녁식사후 우리 방에 모인 독수리 4형제는 밤 늦게까지 맥주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