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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산행기/일본 북알프스(2007. 8)

북알프스 4. 세째날 오전: 북알프스 정상

 세째날
저녁 9시가 되기도 전에 잠이 들 정도로 어제 하루는 피곤했었나 보다.
17킬로미터 정도를 8시간 정도 걸었으니 피곤하기도 하겠다. 
저녁에 맥주 한잔씩 하고 들어가실 분들 들어가고  몇 사람은 하늘이 보이는 바깥 휴게실 벤치에 누워
하늘의 별을 바라보았다. 높은 산 뒤에 가려 보이지 않는 북두칠성을 기다렸지만  북두칠성이 북쪽하늘에서
중천으로 나타날 시각은 새벽이라 그냥 포기하고 은하수를 마음껏 본 것으로 만족하고 방에 들어갔다. 
11인용 다인실 수(水) 방은 산장의 2층에 위치해있다.
11인용이지만 방의 크기는 우리집 안방보다 작았다. 2층 침대에는 5명이 누울 수 있고 아래층 바닥에 6명이 누우면 
빈공간은 단 1 평방미터도 남지 않는다..그러나 자리와 자리 사이의 간격은 널직한 편..
이미 아래층 6자리는 꽉 찼고 계단 올라가 윗층에 자리가 하나 비어있었다. 
누워서 잠을 청했지만 바로 옆에서 심하게 코를 고는 바람에 잠이 들지 않아 뒤척거리기를 수십번..
얕은 잠을 자다 깨다 반복하다 결국 나도 모르게 자다 일어나 시계를 보니 새벽 2시경이다... 
좀 잔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응가를 해야겠다 싶어 일어났다..
그러고 보니 언제 했는지 기억이 가물하다.. 보통땐 하루에 두세번은 하는데 일본 와서는 하루 한번 정도 하는 것 같다..
어제 아침 히라유 온천 료칸에서 일어나서 한 것 같다..그리고 만 하루가 지났다...
먹는 양이 적고 운동량이 많으니 자주 나올 수가 없지..
화장실은 실내에 있지만 밖에 나가보니 이미 별들은 하나도 볼 수가 없었다..대신 구름만 잔뜩...
혹시 비가 오는걸까? 
약간 걱정이었지만 설마 했다...그토록 밤에 별이 많이 뜬 날 다음날에 비가 왔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들아와 화장실에 들어갔다..
세면장 겸 식수대 뒤로 문 열고 들어가면 슬리퍼가 있고 세군데의 응가장이 있다..남녀공용이다..
아무도 없다..인기척도 없다...
이 고요한 밤에 나 혼자 맘껏 쓰는 응가장이다..
세군데 중 중간에 들어가서 앉았다 
좁다..그러나 아주 깨끗하다.. 냄새도 물론 거의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산장이나 등산로의 공중화장실에서 처럼  거의 매미만한 사이즈의 똥파리도 날라다니지 않고
벽이나 바닥에 응가의 잔재가 묻어있지도 않았다...
그리고 좌변기는 비데만 없다뿐 거의 최신 양변기이다..
코앞에 휴지 넣는 휴지통이 있지만 두껑 열지 않는 한 냄새는 나지 않았다.
눈 앞에 보로 보이도록  한영일 3개국어로 휴지는 변기 안에 넣지 말고 휴지통에 넣어달라고 쓰여져있다.
영어는 머 다 아는 내용이고 한글도 비교적 잘 쓴 글이다..
일어는 다는 몰라도 마지막 구절에 오네가이시마스 라고 적혀있었다.. 바랍니다 원합니다 이런 뜻이다..
소변이 자유낙하했다..
아주 먼 곳에 까지 아주 오래동안 물체가 자유낙하하고나서 바닥에 도착하는 소리가 들렸다..
큰것도 한덩어리 자유낙하 시켜보았다...
제법 오랜 시간동안  자유낙하하는 것 같았다... 
마치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 마법사 간달프가 낭떠러지에 떨어질때 한참이나 떨어지듯이...
저 깊고 먼 곳에서 들리는 텅~ 하는 소리... 아마도 정화조가 매우 깊은 곳에 매몰되어있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지리산 산장같으면 변기 안을 보면 바로 응가들이 보이는데...휴지도 보이고 벼라별게 다 보이는데..
일본의 공중화장실은 정말 깨끗하다...
화장실 하나만 보더라도 
산장 하루 숙박요금이 우리나라의 산장 요금(7-8천원)보다 7-8배 비싸지만 하나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식수대의 물은 눈이 녹아 내려온 계곡수라고 하였다.. 깨끗한 지대에 내린 눈이니 깨끗할것이고 마셔도 아무 상관 없다.
물 맛이 어제의 그 계곡수 만큼은 아니더라도 맛있고 마실만했다 그리고 물이 얼음처럼 차갑다...양치질을 못할 정도로...
다시 들어와서 이리저리 뒤척거리다가 결국은 04시가 되고 말았다 기상시간이다..
코골며 자던 대원도 조용히 자던 대원들도 다 일어나서 배낭 챙기고 이불개서 정리하고 식당으로 모였다.
04시 30분 식사가 시작되었다.
오늘 아침식사는 어제 저녁에 비하면 아주 간단하다. 
밥과 미소시루 그리고 소세지 두개에 슬라이스 햄 하나 야채 약간 계란 스크램블 아주 쬐끔..그게 다였다...
아니 참.. 
낫토우(낫도)라고 하는 일본청국장을 라면 스프만한 크기로 인스턴트로 따라 나오는데 그걸 밥에다 비벼 먹으면
맛있다고  인솔자 총각이 광분하였다...
그렇지만 난 청국장이라고 하면 십리 밖으로 도망을 가는 청국장 안티라서  에라 너 먹어라 하고 인솔자에게 줬다.
청국장 매니아 이지만 나 땜에 맘대로 먹지도 못하는 집사람에게 갖다줄려고 이거 공항을 통과할 수 있을까? 
물어보니 안될거라고 해서 그럼 너 먹어라 하고 줘 버렸다...
대신 소세지나 햄은 나 주면 되는데.. 잘도 다 먹는다... 
먹은것 같지도 않게 아침을 먹었다.. 하기사 내가 언제 아침을 챙겨먹었다고..
고양이 세수를하고 양치질하고 배낭안에는 정상에서 꼭 필요한 것 즉 고아자켓과 물만 넣고 나머지는 봉지안에 넣어 
산장에 보관하고 05시에 집결하여 기념촬영후  정상으로 출발하였다.
아쉽게도 동쪽의 높은 산에 막혀서 일출은 보이지 않았다 분명 해는 떴지만..아직도 우리 눈에 해는 보이지 않는...
하기사 그렇게 치자면 언제라도 일출은 항상 언제나 어느곳에서나 돼있는것 아닌가...???
05시경 가이드인 오구치상을 선두로 인솔자와 박상태 이우형 두 분 선생님을 선두로 산장을 출발하여 
산장 뒤편으로 나있는 조그만 오솔길을 따라 올라갔다.
10여분 오르니 바로  시야가 확 트이면서 길고 넓직한 너덜길이 나타나고 바위 하나 조심조심 딛고서 앞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미 날은 밝았고 뒤를 돌아보니 곧 해가 산 위로 떠오를 것 같다. 
한 30여분이 지나니 드디어 동편 산봉우리 위에 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맑고 밝은 그리고 다소 시원한 날씨다...
너덜길 왼편에 있는 눈얼음 에서 시원한 냉기의 찬바람이 불어 올때는 얼굴이 시원하다...
조금 올라가니 원숭이가 한마리 나타나서 천천히 걸어 숲(?) 속으로 올라갔다...왠 원숭이?
너덜길 다 지나니 중턱에 쉬기 좋은 곳이 나타나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그 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괜찮다...
저 멀리 가라사와 산장이 보이고 옆으로 보니 경사각이 45도는 됨직한 비탈면이다... 겨울철에 눈이 뒤덮히면 
스키장 최상급 슬로프가 될 수도 있겠다...막 활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라갈수록 조심해서 올라가야될 상황이다.. 한발 한발 조심조심 해서 올라가는데 멀리 산장이 보인다..
정상 아래 마지막 산장인 호다카다케산장이다.
저 산장이 낯이 익다 싶었는데 서울팀에서 보내준  사진에서 본 것 같다...
두어시간 만에 호다카다케 산장에 도착했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정상으로 가는데 길이 아니라 거의 벽이다..
산장 지나서부터는 직벽에 가까운 오르막 길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철사다리와 쇠줄 디딤발 놓을 쇠고정물 등이 있어 안전하게 오를 수 있다.
바람이 장난아니게 불고 좀 추워서 다들 겨울용 방한자켓을 착용하였지만 그래도 바람은 무지 강했다..
몇개의 돌탑이 나타나고 뒤로 저 멀리 야리가다케봉이 보인다 (가이드의 설명)
정상까지 오는 동안 걱정했던 고산증 증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는데 아마도 이미 산장에서 하루밤 자면서 적응이 됐고 
또 가이드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속도를 늦추어 걷는 바람에 아무도 호흡곤란을 겪지 않은 것 같았다...
가라사와산장 출발한지 거의 3시간 만에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3190미터 오쿠호다카다케 표지판과 개집 만한 크기의 작은 신단이 놓여져있다. 
일본인들의 종교관이겠지...
비록 좁은 정상이지만  이리저리 비집고 앉고 서서 우리 대원 22명 전원과 가이드인 오구치상도 같이
태극기와 대구시의사산악회 기 그리고 미리 준비한 100산 기념 대구시의사산악회 북알프스 원정등반 현수막을
앞에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다같이 악수하고 정상 등정의 기쁨을 만끽하였다.
저 멀리 구름 뒤로 후지산이 보였다...
다른 봉우리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의 후지산은 첫 눈에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지난번 설연휴때 돌아오면서 비행기안에서 본 그 후지산...구름위로 솟은 그 신령스럽고 웅장한 모습...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그 외에도 몇장씩 찍고..
둘러 서서 기념식도 하고 먼저 가신 선배의사와 수년전 작고하신  이상무 산행대장님을 위한 묵념도 하였다.. 
그리고는 왔던 길 그대로 하산을 하였다..
애초에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왔던길 대신에 반대편 급경사로 내려간다고 알았는데 현지에 와서 일본인 가이드
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 결국 안전을 택했다.. 
우리에겐 13세의 소년도 있고 고령의 여자대원도 있고 아직은 위험한 급경사를 100% 안전하게 잘 내려갈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수 없는 대원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산행에 있어 모험도 좋지만 안전만큼 중요한 항목은 없다...
 
 

04시 30분에 아침식사를

 

 

 


밥과 미소시루 그리고 정갈하지만 간은 고사하고 식도에도 기별이 안 갈 정도의 작은 양의 반찬들..

역시나 오늘도 우리의 더스틴 호프만 오구치상이 써빙을 하시는군요 고맙꾸로상..^ ^

 

 

 

아침 식사 후 산행준비


 


 

 

일출 직전

5시 넘으면 곧 해가 뜰 듯..

 

 

 

 

 

 

 

 

단체로 아자! 맨 오른쪽 앞줄에 이경호 선생과 그 뒤로 오구치상이 가장 멋있군요..

 

 

 

사모님들만

 

 

 

정상으로 출발

 

 

 

이미 일출 후이지만 산봉우리 가려서...

 

 

 

 

너덜지대 통과

 

 

 

 

쉽지 않은 너덜길

 

 

 

봉우리 위로 해가

 

 

정상이 멀리 보입니다

 

 

 

만년설

 

 

쉽지 않는 너덜길 통과

 

 

상당히 힘듭니다

 

 

 

 

 

 

 

 

 

 

저 아래 가라사와 산장이 보입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

숨도 서서히 가빠지기 시작... 해발 2800미터 정도

 

 

 

 

 

경사면

 

 

 

화산재 자갈이 깔려있는 경사면

식물이 살지 못합니다

그런데 더 파란 것들은??

 

 

 

 

 

 

숨차다

 

 

디다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1시간 30분 정도 소요..

 

 

오쿠호다케 산장

 

 


 

산장에 있는 기후대학 의학부 오쿠호다카다케 진료소라고 적혀있습니다..

 

 

산장

 

 

 

오쿠호다케 산장

 

 

 

저 아래 가라사와 산장..

 

 

 

여길 올라가야..

 

 

풍력발전소

 

 

 

거의 직벽

 

 

직벽의 철계단

 

 

 

산장

 

 

 

경사도가 장난 아닙니다

 

 

 

 

거의 수직 직벽을 올라옵니다

 

 

저 멀리 야리가다케..

 

 

 

 

 

 

 

 

 

 

 

 

정상 직전

 

 

아 드디어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