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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05 서유럽 4개국(패키지)

서유럽 견문록10. 이딸리아<1> 밀라노

 

 


스위스 융프라우를 내려와서 버스를 달려 향한 곳은 이딸리아의 밀라노.

섬유산업이 발달한 대구광역시와 자매결연한 패션의 도시로도 대구에선 제법 알려져있는 도시다.


밀라노로 가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맛본 카푸치노 커피는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저렴한 값에 비해 맛이 괜찮았다..

이딸리아는 거쳐간 도시 런던이나 빠리 스위스에 비해 우리나라처럼 음식문화가 발달된 곳이다. 아주 많이 기대가 된다.


밤중에 도착한 이딸리아(밀라노)의 첫 느낌은 밝지 않고 어두침침한 느낌의 도시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밖은 어둡고 조용해도 건물안에는 밝고 북적거린다고 한다.

담장마다 벽마다 낙서투성이이지만 이 낙서도 자세히 보면 낙서라기 보다는 하나의

예술에 가깝다.

고대 상형문자같기도 한...낙서예술이라고나 할까?


어두운 가로등의 조명과 낡은 오래된 건물들..

차들도 모두 소형차뿐이다..그것도 깨끗한 차가 별로 없다.

도로엔 전차가 대중교통수단인 듯 하다...

이딸리아 사람들에게 자동차는 단순히 자동차 그자체에 불과하다.

크고 고급스런 자동차가 부의 과시로 여겨지는 우리나라와는 전혀 개념이 다르다...

이들에게는 차라리 요트가 그런 도구이지 자동차는 단순히 사람이나 물건을 이동시켜주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 나라는 온통 지하가 다 유물 유적지라 그런지 지하도나 지하주차장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러니 도로가 좁아서 주차장도 없어 길가 아무데나 주차장이고 주차차량마다 다닥다닥

 붙어있어 차범퍼끼리 부딪치는 것은 여사다..

설사 주차를 하다가 범퍼 긁히더라도 우리나라처럼 열 받거나 당장 수리하는 일은 없다..

차범퍼는 부딪히라고 만든 것이라는 개념이다...

자동차는 역시 온통 국산 피아트가 주종이다..

밀라노의 어느 호텔로 들어가는 길에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 영업소를 발견한 것은

작은 기쁨...


뾰족한 대리석 조각으로 된 탑이 유난히도 많은 고딕양식의 밀라노 두오모성당을 갔지만

밤인데다가 아쉽게도 전면 보수공사로 인해 그 웅장함을 직접 볼 수가 없었다...

넓은 두오모 광장에서는 방금 막 쇼를 끝낸듯 시끄럽고 날씨는 매우 쌀쌀하다.


저녁은 한식당에서 동태국인지 동태찌개인지 오랜만에 보는 고춧가루가 들어간 국물과

김치 등으로 한식을 먹었다.

내 뱃속에는 주기적으로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모양이다...


호텔은 정말 여태 우리가 묵었던 호텔 중에 최하급이다..

규모도 작고 로비도 좁고 객실도 작고 목욕탕도 좁고 물도 시원찮게 나오고 객실의 가구

또한 낡아서 호텔에 어울릴 만한 가구들이 아니다...



그런데도 인솔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이가 없다..

우리팀이 가장 안좋았다고 악평을 내린 이 호텔이 여태 다른 팀에게는 가장 괜찮았던

호텔로 평가받는 호텔이라고 한다니...

그만큼 우리팀에 행운과 복이 많은 것인지...



화장실이 독특하다..


벽이나 바닥이야 대리석이 지천에 깔린 나라이니 당연히 대리석으로 깔렸다..

이건 호텔 로비도 마찬가지이고..


무쇠나 청동으로 만들었는지 샤워기가 얼마나 무거운지...

그거 잘못해서 떨어뜨리면 발등에 전치 3주이상 상처는 기본으로 날 정도.

뭔 욕조가 그리도 좁고 커튼도 작은지 아무리 조심스럽게 해도 샤워기 물이

욕조밖으로 안 튈 수가 없다...

타월은 큰거는 사람 키높이보다 크고 작은거는 손수건보다 조금 크다...


작은 수건이 면으로 된 얇은 것인데 이게 운동이나 등산할때 땀닦는 수건하기

딱 좋게 만들어져있다..

다른 호텔에서야 굳이 타월한장 몰래 꼬불쳐 갈필요가 전혀 없지만

이 타월은 좀 다르다.. 가져가면 요긴하게 쓰이겠다..

그러니 인솔자가 주의사항에 혹시라도 작은 면수건은 나중에 갯수 다 헤아려

확인해보니까 절대 가져가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나 보다...

사람 마음은 다 같은가 보다...


한가지 기가 막힌것은...욕조벽에 줄이 하나 매달려있는데..

이 줄이 꼭 우리나라 옛날식 수세식변기 물통에 붙어있는 그 볼일 다보고 물 내릴때 당기던

 그 줄같이 생겼다.

그런데 변기에 앉아서 볼일 다보고나서 물 내릴려고 레버를 찾다가 못 찾으면

그게 그 줄인가보다 하고 생각하고는 줄을 당겼다간 난리가 난다..

그 줄은 욕실에서 비상시(?)에 당기는 응급상황시에만 당기는 줄인 것이다.

(실제 당기면 요란한 벨소리와 함께 직원들이 달려온다)


또하나 더..

변기에 변기 뚜껑이 없다. 서서 일 볼때는 상관없지만 앉아서 일 볼려면 몹씨 어색하고 낯설다..

 

게다가 비슷하게 생긴 좌욕기란 것이 바로 옆에 놓여있는데 이것을 소변기인줄 알고

실례하거나 또는 여름철엔 그 곳에다가 좌욕기인줄 모르고 수박이나 사과 등 과일을

담아 놓기도 한다고 한다...


참 낯설은 문화의 차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