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2005 서유럽 4개국(패키지)

서유럽 견문록 7. 스위스<1> 리용에서 인터라켄까지

 

 

 

 

 

 

 


리용역은 빠리 남쪽에 있는 역이다.

역 이름이 좀 멋있다.... 리용이라...

강변을 따라 30분 정도 달렸나..곧바로 역에 도착했다...

리용역에서 떼제베(TGV) 초고속열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 스위스의 수도 베른으로 갈 예정.


열차 타기전에 테이크아웃 커피점에서 커피를 두잔 샀다..

참 빠리에서도 그렇고 이딸리아레서도 그렇지만 커피를 달라고 하면 대부분 매우 진한 커피인

 에소프레소를 준다..

그래서 우리입에 맞는 커피를 마실려면 카푸치노를 달라고 해야한다...


카푸치노 한잔에 2.5 유로였다. 우리돈으로 한 3천 500원 정도?

그리 비싸게 치이진 않지만 맛이 우리나라 2000원 짜리 보다 못하다..

가이드 말이 카푸치노를 제대로 맛볼려면 이딸리아에서 가서 마시라는 이야기.


엄청 빠른 속도로 열차가 달린다...

우리나라 KTX보다 더 속도가 빠른 느낌..(사실 300킬로로 같지만...)

그저께 유로스타를 타고 올땐 어두운 밤이라 밖을 볼 수가 없었지만 오늘은 낮이라서

바깥 경치를 볼 수 있었다..

프랑스 농촌의 너무나 넓은 초원들과 드문 드문 있는 마을..

너무나 넓은 녹색초원이라 마치 엄청나게 길고 큰 골프장 같았지만

골퍼도 그린도 깃대도 없는 것으로 봐서 골프장은 아님에 분명했다...

뭐눈엔 뭐만 보이는 모양이다..

 

 



저녁 7시경 나눠준 도시락을 먹었다..

한식 도시락였다... 김밥보단 한수 위였다..

동양의 불쾌한 냄새가 분명 나지 싶은데...다른 외국인(우리가 외국인이지 참..)

승객들은 아무도 뭐라고 하거나 눈치 주지 않았다...


아이들은 인솔자가 가르쳐준 체스를 두느라 정신없고 어른들은 이제 어느듯 친해져서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들...


경찰들이 아니 군인들이 권총차고 들이닥쳤다...

권총차고 일일이 검문하면서 여권 보여달라고 하며 사진과 얼굴 대조해보는데 죄지은것도

 없지 싶은데 엄청 겁이 난다...



한참을 달렸나.. 무심코 창밖을 보니 하얀 눈이 온통 덮여있다...

아 스위스에 다 왔구나...생각이 들었다..


한번만 검문하면 끝인줄 알았는데...또 일련의 군인들 무리들이 들이닥쳤다...

아까 그 군인들은 프랑스군인들이었고 이번에는 스위스군인들이다.

말투가 다르다..

아까 군인들은 생각해보니 불어를 쓴것 같았다..

투박한 말투에다 외모도 완전히 게르만족이다...

아까보다 좀 더 겁났지만 의외로 이사람들 웃으면서 농담도 건넨다...알아듣진 못하지만...


리용역에서 출발한지 4시간만에 스위스의 수도 베른역에 도착하였다...

추웠다 역시나...스위스는 다른 서유럽과는 날씨가 달랐다...

베른역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가 있는 인터라켄으로 향했다.


베른이 서울이라고 치고 알프스산맥의 융프라우가 설악산이라고 친다면

인터라켄은 설악산에 올라가기위한 아랫마을 즉 설악동쯤이 된다고 하였다...

라켄(laken)은 아마도 영어의 lake 즉 호수일 것같고 interlaken 은 그러니까

호수와 호수 사이에 있는 마을로 보면 되겠다.

그 호수는 다음날 융프라우에 올라갔다와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다시 와서 보곤

엄청 놀라고 감탄하였지만...

청정호수의 물색깔이 장난이 아니고 호수뒤로 눈덮힌 알프스산을 배경으로 한

 그 경치는 거의 캘린더배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하였다..


인터라켄으로 가는 버스에서 밖을 바라보니 밤이라서 호수의 풍경을 잘 감상할 순 없었지만

호수가에 총총히 들어선 불빛과 멀리 산아래와 중턱에까지 불빛이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호수가와 산중턱에 집들이 많은 것으로 짐작되었다...

밤하늘은 또 얼마나 깨끗한지..버스에서 바라다보아도 북두칠성과 오리온 자리가 또렷하게

다 보였다...

수년전 늦가을에 지리산 칠선계곡 어느산장에서 보았던 밤하늘처럼..


1시간을 달려 도착한 아담하고 눈덮힌 마을 인터라켄의 작은 호텔(LINDNER GRAND HOTEL)

에 도착했다.


방을 배정받고 호텔로 들어갔는데  이 호텔은 호텔이라기 보다는 마치  산에 있는 펜션같았다.

내가 자주 가는 콘도중에 충주호에 있는  ES콘도가 바로 스위스 샬레식별장인데 마치 그

콘도처럼 느껴졌다..

 

 


자다가 갈증이 나서 잠을 깼다...

호텔에 들어오면서 깜빡하고 물을 사오는 것을 깜빡했던것...

이미 12시가 넘은 시각이라 호텔안에도 인근에도 물을 살만한 상점은 없다.

냉장고(미니바)는 잠겨진 상태(LOCKED)다.

사용할려면 카운터에 카드를 맡기면 열어주고 마시든지 먹든지 하면 다음날 체크아웃할때

카드로 돈을 깐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투어리더가 이 곳의 물은 청정지역이라 수도물을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 욕실로 들어가서 수돗물을 컵에 담아 마셨다...

마치 깊은 산 어느 계곡의 바위틈에서 졸졸 흘러내린 약숫물을 받아서 마시는 맛이라고

하면 좀 과장일까...

어쨋거나 시원하고 물맛이 런던이나 빠리에서 사먹던 생수보단 훨씬 맛이 있고 좋았다...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밤이지만 온천지가 하얗다...설국에 온 것이다.. 바람이 몹씨 차갑다...

하늘에 별이 총총한것을 보니 내일 날씨가 죽여주게 좋을 것 같다..


갑작스런 악천후나 기상악화로 유럽의 지붕이라고 하는 융프라우 등정이 취소될 수도 있고

 실제로도 그런 운이 나쁜 관광객들도 많았다는 정보를 들은터라 제발 날씨가 좋기를

빌었었는데 참 다행이다 싶었다...


이상하리만큼 우리팀은 이번여행에서 날씨복이 터진 것 같다...

인솔자 얘기로는 우리팀이 오기 1주일전만 하더라도 춥고 비내리고 궂은 날씨였다고 하였다...


잠이 안와서 멀뚱 티뷔를 보다가 테이블위에 작은 와인병이 눈에 띄었다. 그 옆엔 땅콩안주

 캔이 두개...

약 100씨씨 정도 될까 작은 병이고 미니바에 들어있는 것도 아니라서 아마도 이정도는

써어비스로 주는 것일게야 라고 생각하곤 와인잔에 따라 마셔버렸다 땅콩도 까서 먹고...

그리곤 잘잤다..


그러나 어찌 알았으랴...

써어비스라고 생각했던  그 와인과 땅콩이 7유로나 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