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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행기/경상남도

원효대사의 내원사를 가진 천성산

대구시의사산악회 제 110차 정기산행  양산 천성산
어제 2월 첫째주 휴일에 대구시의사산악회 회원 9명은 양산의 천성산을 찾았다. 소수 정예..
양산 천성산이라고만 하면 사람들은 잘 모른다
나도 다녀오기전에는 그저 그런 산인줄로만 알았다.
통일신라시대 선덕여왕시절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된 내원사가 위치한 산이라는 사실도 
도롱뇽이 많은 천성산의 생태계 보호를 위한 지율스님이라는 비구니 스님께서 고속도로 터널공사를 반대하며
몇날 며칠을 단식농성해서 더 유명해진 산이라는 사실도 어제 가면서 주워 들은 이야기이다.
07시 법원에서 모여 3대의 승용차로 나눠타고 출발.
건천휴게소에서 비교적 맛없는 아침식사를 하였고 통도사 I.C를 나와서 국도를 달려 09시경  내원사 일주문을
통과하여 우측 계곡을 따라 나 있는 호젓한 산길을 감히 차를 몰고 지나갔다.
지금 생각하면 왜 계곡옆으로 난 그 아름다운 산책로를 걸어가지 않고 차를 타고 지나갔는지 아쉽기만 하다...
게다가 더욱 더 아쉬운 것은 사진도 하나 제대로 못 찍고 지나간 그리고 지나온 것이다.
앞 차들 따라 무작정 가서 주차하고 산행 들머리로 들어서고 말았다.
우리들의 목적은 천성산 산행이지 내원사 절구경은 아니었나보다...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아 미끄러운 계곡옆 오솔길을 조심조심 밟고 앞으로 가니 나무기둥과 굵은 밧줄이 매어져 있는
오르막이 나타나고 아이젠을 하나마나 고민하다가 결국은 힘들게 다 올라가서야 아이젠을 등산화에 끼웠다.
진작 할걸 후회감...
그나마 오르막 8부 쯤에서 아이젠을 한 것이 천만 다행인 것이...
끝까지 눈도 별로 안 쌓인 곳에서는 불편하다며 아이젠 착용을 않던 조원장님께서 마지막 오르막에서 미끄러 지신 것.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뒤따라가던 배기나 선생이 넘어지던 조원장님의 등산화에 손을 부딪치며 
전치 3일 정도의 경미한 찰과상을 입었다.
남쪽지방의 산이라고 우습게 보다간 크지 않은 코나마 제대로 다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법 눈이 많이 쌓여있고
아이젠은 필수인 것 같다... 역시 겨울에는 항상 배낭안에 아이젠을 넣고 다녀야 한다.
2시간 남짓 걸었나..
천성산 제2봉을 올랐고 등산하고서 처음으로 다른 등산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김영삼이나 노무현 또는 나훈아 등의 말투와 비슷한 억쎈 갱남 사투리를 들을 수 있었다.
서울 사람들은 부산갱남 사람들이나 대구경북 사람들이나 갱상도 사투리가 같게만 느껴지겠지만 
우리들은 서로 확연하게 구별이 된다.
나도 갱남 밀양과 마산에서 어린 시절과 중고등학교를 보내고 대구로 오자마자 갱남지방 사투리 쓴다고 얼마나 놀림 받았던가?
하산하다가 평평한 솔밭아래에 도착하였고 마침 12시경이 되었다.
눈발이 날리는게 더 가다가는 지난번 선자령에서 처럼 점심 못먹겠다 싶었는지 
최대장님의 좀 이르지만 여기서 점심 먹고 갑시다라는 명령을 받잡고 자리 잡아 라면 끓인다.
버너 2개 코펠 2개 준비해서 하나는 라면 끓이고 하나는 후라이팬 얹어 오삼불고기 뎁혔다.
이 짓도 몇번 하다보니 이젠 준비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다음에는 더 맛있는 메뉴로 업그레이드해야지 라는  
산악회 총무로서의 기특한 생각이 든다.
얼마 되지 않는 양의 불고기 한두점 씩 맛보고 삼양에서 새로 나온 '맛있는 라면' 을 맛있게 끓여서 
장유유서의 순서대로 배급을 하고 주방장인 나는 백인화 김병준 선생과 더불어 아랫것들끼리 
마지막 남은 라면에 밥 말아 먹고  물 끓여 커피도 마시고 쌓여있는 눈으로 코펠 설겆이 까지 마치고 배낭 챙기고 나니
벌써 오후 1시.


산행 들머리인 내원사 앞에서

산행 들머리가 아주 낭만적이지 않습니까? 처음부터 된비알도 아니고...

얕은 개울을 지나고..

하얀 눈길입니다...남쪽의 산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되는게 눈이 제법 많이 쌓였어요.. 아이젠 없으면 미끄러집니다...

좀 더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이 있지만 차마 공개할 수 없네요...어르신이라서..

가파른 비탈길을 1시간 정도 오르고 난 뒤.. 한 숨 돌립니다..

저 멀리 영남 알프스의 하나인 신불산과 간월재가 보입니다.

눈길을 오르고 있는 조병권 원장님

손총무..저러다 미끄러지면 가는 수가 있는데...

천성산 제 2봉으로 갑니다.

눈이 쌓여있는 호젓한 등산로

맨뒤에 그 유명한 va gi na 선생님

저 멀리 천성산 주봉 근처의 화엄벌이 보입니다..

최대장님과 백인화 김병준 선생님

산행 2시간 만에 오른 천성산 제2봉

저 멀리 천성산 제 1봉이 보입니다. 저기까지 2시간 정도 걸립니다.

골프장이 보입니다. 아마도 마우나 오션과 보라 C.C 아닐까...

이정표

12시 이지만 눈발이 날리고 해서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결정합니다.

제가 준비한 것들입니다.

오삼(오징어+삼겹살)불고기 입니다. 미리 요리한 것인데 후라이팬에 데우기만 하면 됩니다.

라면을 끓이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이 보고서는 너무 부러워 합니다.

맛을 보고 있습니다...아무래도 카메라를 의식합니다...
저 멀리 천성산 주봉이 보인다.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코스인데 점심을 배불리 먹고나서 바로 걸어서인지  다들 헥헥 힘들어한다.
정상으로 갈수록 눈발이 쎄지고  매서운 차가운 바람이 방한모와 마스크를 착용하게 만든다.
여기가 위도상으로는 경남 남쪽 지방이지만 추위와 눈으로만 본다면 강원도에 못지 않은 곳이다.
그러니 근처에 스키장이 들어서지...
주봉 가까이 가니 바리케이트가 쳐져있고 지뢰가 매설되어있다는 경고가 적힌 판데기가 붙었다.
꼭대기에 미사일 레이다 기지가 있어 일반인들은 접근금지다.
대구 팔공산도 그렇고 작년 갔던 전주 모악산도 그렇고 관악산도 그렇지 아마... 
산의 젤 높은 곳에는 등산객들이 올라설 수 없다. 
화엄벌이 나타났다.
도롱뇽이 많이 산다고 하는..그리고 자연보호구역 습지다.
소복소복 쌓인 눈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군데 군데 주변에 보이는 고사목들이 참 잘 생겼다... 
죽은 나무가 뭐가 잘 생겼을까마는  잘 다듬어 거실이나 레스토랑 같은데 두면 비싼 값을 할 것 같다...
뒤돌아 아득히 먼 곳에 우리가 지나왔던 천성산 제2봉이 보인다...참 멀리도 왔다..
몇시간 전에 저 곳에서 이 곳을 바라보았던 광경이 장면이 그대로 생각났다...
아까는 언제 저기까지 갈꼬 했는데... 어영부영 걷다보니 앞사람 보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가을에는 마치 창녕 화왕산이나 영남 알프스의 사자평처럼  억새군락지였을 거라고 짐작되는 눈 덮힌 화엄벌...
지금은 억새들이 키를 한껏 낮추고 다시 무성해질 내년 가을을 기다리고 있다. 
눈과 추위는 어느새 사라지고 질퍽한 등산길에 아이젠과 두터운 윈드스토퍼가 거추장 스럽다.
다 벗어던지고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걸어도 좋을 듯 싶은 그런 날씨... 언제 추웠나 싶을 정도의 따스한 날씨다.
늪지대를 다 지나고 끝에서 지나온 화엄벌을 바라보니 한폭의 그림이다.
가을에 오면 정말 괜찮을 것 같은 산이다.
하산길로 접어들었는데 애초의 계획대로 내원사로 다시 가는 길이 보이질 않는다
결국 길고 긴 임도를 따라 반대편인 용주사로 하산하게 되고 그 곳에서 콜택시를 불러 오너들만 타고서 
약 4킬로미터 떨어진 내원사로 다시 되돌아가서 차를 끌고 회원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왔다.
예상보다 무려 2시간 이상 더 걸린 이번 산행...
5시간 예상하고 왔다가 7시간 이상 걸렸지만 워낙 산행에 다져진 정예 대원들이라 전혀 피곤해하지 않는다.
13시간이상  걸었던 지난 여름의 북알프스 하산길에 비하면...
대구로 돌아가는 길에 피곤하고 잠이 와서 운전대를 백원장에게 맡겼다니 기다렸다는 듯이 운전석에 앉는다.
신나게 밟는다...
운전 맡기고 뒷좌석에 앉아 한 숨 잘려고 하였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이상하게 운전할땐 그렇게나 몰려들든 졸음이 운전대 놓고나면 잠이 확 깨버린다.
배기나 선생이 운전하는 것 을 보니 
마치 물가에 내놓은 자식마냥 미덥지 않고 불안한 것은 나만 그런 것일까 다른 사람들도 그럴까? 
대구로 돌아와서는 자주 가던 범물동 안영감 갈비식당에 가서 맛있는 암소갈비살로 저녁식사를 하고 해산하였다.


식사후 다시 1시에 출발하여 천성산 주봉을 향합니다. 눈발이 많이 날립니다..

뒤돌아 본 천성산 제2봉입니다.

제 2봉에서 좀 내려와서 편편한 곳에서 점심 먹고 다시 올라온 이 곳은 1봉과 2봉의 중간지점.

바람도 쎄고 상당히 춥습니다.



천성산 정상석이 여기에 있는 이유는 맨 꼭대기에는 군부대 (레이다 기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생태계 보호구역인 화엄벌입니다.

고지대에 위치한 화엄늪 습지 보호구역. 원효대사니 화엄경이니 하는 역사가 있네요..

화엄벌 입구에서(눈만 내 놓은 나)

왠 바리케이트?

지뢰매설지역이라는군요..꼭대기엔 레이다 기지가 있습니다..

지나온 제2봉이 보입니다.

고사목 설경

고사목 설경


고사목 설경


화엄벌

혼자서 뭘 하고 있지?

먼저 도착한 일행들

화엄벌에서 다 같이..(배낭위에 디카올려놓고 셀카..)

나 (역시 셀카임)

화엄벌과 천성산 주봉

도롱뇽이 많다는 화엄벌 생태 늪지대

늪지대 보호 감시소



이런게 빠질 수는 없지..

차 안에서 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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