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냥은 거절하면 안된다?
지난 일요일 부산 영도 절영해안길 걷는데...날씨가 의외로 좀 더워써...땀도 좀 나고...
물은 800씨씨 한통...얼음 좀 넣어 시원하게 해서 가져왔지요
쉴때마다 아내랑 아껴서 한모금씩 마시고 반 정도 남았나?
중간쯤 걷고 75광장 근처의 어느 숲 벤치에서 쉴려고 나무벤치에 앉아서 배낭안에 든 물을 꺼내는데..
마침 지나가던 한 노인이... 복장은 땡중 복장 비스무리..
우릴 언제 봤다고 다짜고짜로 물 좀 얻어 마시자고
우린 아직 입도 안 댔고 우리도 목 마른데...
물 좀 드릴려고 해도 물컵이 없는데요
입 안대고 조금만 마시지요 목이 말라서...
꾀제제한 복장 옷차림 뿐만 아니라 얼굴과 손을 보니 시커멓다
손에 때꼬장물 줄줄... 입 주변도 수염이 더부룩
아내는 얼른 물통 건네주라는 표정이었고
나는 약 1초 정도 머뭇거리다 그만 물통을 건네버렸다
주고나서 후회했다 내가 우리가 먼저 마시고 남은 물을 줄 걸...
아 노인네는 입 안대고 마신다더니 물통 입구를 시커먼 두 손으로 움켜쥐고는 온데 칠갑해기미 마셔버렸다
입만 물통에 안 댔다 뿐이지 물통 물통주변에 온통 때꼬장물 다 발라뿌고 벌컥 벌컥 마셔버렸다
한모금만 마신다더니 반 이상 마시고...
아 더러버스...
차마 난 남은 물을 못 마시고 그 노인네가 가자마자 벤치 아래 땅바닥에 부어 버리고 말았다..얼마 안 남았지만...
아 목 말라라...
아내도 목이 마른듯..
우리가 먼저 좀 마시고 줄걸..
할 수 없이 목 마른체 좀 더 걸었다...30분 정도 걸어 드디어 조그만 항구에 도착 그 옆에 슈퍼가서 물을 사서 마셨다...
그리고 3일 뒤 어제...
의사의 날 행사...
마치고 복권추첨에서 팔자에도 없는 경품 당첨됐다 아이패드 미니, 비싸지 싶다 상당히 좋아보인다..
저녁에 집에 오자마자 저녁 안 먹고 나를 기다리던 아내와 같이 저녁 먹으로 나갔다
나는 배가 불렀지만 (행사장에서 이것 저것 많이 주워 먹어서) 집사람은 나 오기를 기다리면 배고팠던 것
자주 가던 전주비빔밥 유명한 '개정'에 가니 이미 자리가 꽉 찼고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어 잠시 걷 다가 나중에 오자고 하며 걸었다
아내에게 오늘 의사의 날 행사 행운권 추첨에서
내 팔자에는 절대 그런 행운이 없을 줄 알았던 고가의 아이패드 미니를 경품으로 당첨되었다고 했더니
배시시 웃으면서...
옛날말에 물동냥은 절대 거절하는 법이 아니라는 얘기를 해준다..
그게 뭔 소리냐고 물었더니...
부산 영도에서의 그 이야기를 해준다...
꼭 반드시 그 일 때문만은 아니겠지만...말은 그렇다는 이야기였다
아내가 그 얘길 어디서 누구에게 들었을까?
100% 장모님에게서 들었을 것 같다
모르는 사람들 남들에게 그리고 이웃 친지들에게 씀씀이 크게 뭐든 아낌없이 퍼주고 잘 베푸는 장모님에게 들었을 것 같다...분명..
나는 본시 어릴적부터 비교적 없이 커서 내꺼 아깝게 생각하고 남들한테 쓰는거 아까워하는 핏줄인데 아내는 정 반대였다
어릴적부터 아쉬운것 없이 풍족하게 자라서 그런지 처가댁 가정교육이 잘돼서 그런진 잘 몰라도 나하고는 정 반대였다..
덕분에 난 아내와 살면서 남에게 베품 이란 얼마나 값진 것임을 많이 배우고 있다
아내는 가끔 나에게 그런 말 한다..
당신 결혼후 나하고 살면서 사람 참 많이 달라졌다고...특히 남들한테 뭐든 잘 쓰고 베푸는건 정말 많이 좋아졌다는 얘길 한다...
그래도 난 아직은 그 습성 못 버리고 있지만... 그래도 그게 좋아진거라고 하니...
물동냥은 절대 거절하면 안된다
혹시 그 땡중 차림의 꾀재재한 때꼬장물 노인네가 그렇게 변장하고 내려온 신선 신령 내지는 하느님의 사자는 아닐까?
내가 우야는지 테스트 해볼려고?
그래서 테스트 통과해서 혹시 상으로 그 아이패드를 받은것은 아닐까?
아니고서야 내 팔자에 복권 행운권 이런거와는 하도 거리가 멀어서 말입니다...
난생 처음 당첨되보니 꿈인가 생신가 믿기지도 않고...
신비스런 벤치
원래 갖고있던 아이패드와 이번에 받은 아이패드 미니
'일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11회 대구 달서구&달성군의사회 회원가족 친목야유회 후기 (0) | 2015.05.12 |
---|---|
벚꽃 만개한 수성못의 봄.. (0) | 2015.04.06 |
경북의대 산부인과 박일수교수님 정년퇴임 송공연 (0) | 2014.08.25 |
영화 '명량'을 보고나서.... (0) | 2014.08.05 |
제목 없음.... (0) | 2014.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