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테니스 골프 스키 기타/테니스

전국의사테니스대회(2007년 11월 4일)

전국 의사테니스대회

 

이 몸이 등산도 안하고 골프도 안 치고 유일한 취미가 오로지 테니스이던 시절인 약 10년전..

전국 의사테니스 대회에 해마다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대구시 의사 테니스팀은 전국 대회 4강 전력으로  상당히 강팀이었다.

 

예전에는 대구팀이 전국대회에 가끔 우승도 하였었는데 그  당시 전설적인 실력의 선배님들은 전국무대에는 은퇴하시고..

이젠 우리 후배들이 전국대회에 대구팀의 명예를 걸고 출전을 해오고 있다.

 

녹쓸지 않은 실력의 팀의 정신적인 지주 이정화 선생님

주장이자 대구시 의사테니스회 회장인 이진우 선생님

대구팀의 에이스 권태균 교수

예전의 내가 아니다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실력으로 무장한 나

다크호스 히든카드 의대동기인 박순원 - 김영환

이렇게 6명이 정상까지는 몰라도 전국대회 4강에 재도전하게 되었다.

실력만으로만 본다면 4강권인데 문제는 대진운이었다.

자타 공인하는 최강이자 우승후보 0순위인 전북팀만 만나지 않으면 어느팀이든 해볼 만한 전력..

물론 서울,경기,인천,대전,부산 팀이 나름대로 정상을 노리는 강팀이긴 하지만...

 

그동안 매주 화요일 밤 조일테니스장에서 모임을 가지면서

팀웍을 다지며 연습을 해왔으며 대회당일에 맞춰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드디어 어제 11월 4일 대회에 출전하게 되었다.

 

나는 동대구역으로 가는 도중에 법원앞에서 차를 새우고 오늘 정기산행을 떠나는

대구시 의사산악회 회원들을 배웅하게되었다.

10명의 소수 정예 멤버들로 구성된 산행팀은 06시 10분에  동녁하늘에 떠있는 

하현달과 샛별(금성)의 배웅을 받으며 목적지인 함안 황석산 거망산으로 출발하였다.

 

그리고 나는 동대구역으로 가서 일행들과 만나  06시 45분발 서울행 KTX를 탔다.

 

 예선전에 맞붙을 팀은 시드배정을 받은 서울A팀, 경기, 그리고 전남(광주) 이렇게 3팀.

시드배정팀인 서울팀과 경기팀은 객관적인 전력상 우리가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조 3위로 턱걸이 라도 할려면 그중 만만한(?)  전남팀을 이겨야 할 판...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서울A팀이 에이스팀이 아니라 서울4개팀 중 가장 연세많으신 분들 팀인 시니어 팀이었던 것.

처음 맞붙은 막강 경기팀은 우리가 상대가 안될 것으로 봤지만 의외로 3:0 완승을 거두었다.

대회 첫 파란이고 이변인 셈...

좋게 말하면 경기팀이 몸이 덜 풀린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얕보다가 큰 코 다친 격이다.

 

서울A팀은 거의 한수 아래...가볍게 3:0으로 일축..

비록 우리에게 X박살났지만 그들도 10년전만 하더라도 대구팀의 김철수 정무달 선배님들과

우승을 다투던 쟁쟁한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그러나 항우 장사도 세월의 흐름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세월의 무상함이여..

 

마지막 상대팀인 전남과의 일전을 앞두고 우리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조 수위로 본선으로 갈 경우 8강은 무난한데 8강전에서 우승 후보 0순위인 전북A팀을 만나는 것.

 

최소한 목표는 4강인데 결승전에서나 붙을 전북팀을 8강에서 만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라는 의견과 그대로 밀고나가자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결국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조 2위로 올라가기로 하고 전남과의 마지막 게임을 져 주기로 했다. 작전상 패배..

그런데 혹시 물고 물릴까 싶어 그러다가 조 3위가 될까봐 2:1로 지기로 했다.

3개조 중 어느 한 조라도 이기고 나면 나머지 2개조는 표시 안나게 져준다는 작전아닌 작전...

(비겁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겠지만 테니스 경기를 하다보면 이런 경우는 종종 생기며

고를 수 있는 처지라면 상대하기 쉬운 상대를 고르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임...)

 

이기고 있다가 지기도 쉽지 않았다. 일부러 공을 퍼내기도 쉽지 않아 겨우 힘들게 땀나게

5:5 까지 가서 결국 지고야 말았다... ^ ^   영문도 모르고 기뻐하는 전남팀...

그들은 꼭 이겨야하고 우리들은 꼭 져야만 하는 게임이었다.

전남팀도 일부러 져줄려고 노력하는 우리들에게 아주 힘들게 어렵게 겨우 이겼고 두 팀 다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이겨서 기분 좋고 져서 기분 좋은 경기..

페어 플레이에는 어긋 나지만....

 

그런데 점심을 먹고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팀이 조 1위라고 한다.

3패로 보따리 싸들고 집에 간 서울팀을 빼고는 다같이 2승 1패인데 세트 득실차에 의해

우리 팀이 결국 조 1위가 되고 말았던 것...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고 16강 토너먼트 경기에서 만난 전북 B팀은 우리보다 한 수 아래..

가볍게 3대0으로 이기고 드디어 운명의 1전 전북 A팀을 8강전에서 만나게 되었다.

너무 일찍 만났다...

그 많은 만만한 팀 놔두고 하필이면 전북A팀..

허광렬 민창기 조동규 선생 등등... 거의 전국구이며 저들이 도대체 의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테니스를 잘 치는 사람들이다...체육 특기생으로 의대 들어왔을 것 같은 의사들...

 

결국 나는 전북팀의 실질적인 에이스인 조동규선생의 벽을 넘지 못하고 우리 조는 아쉽게

너무나 아쉽게 딱 한 끗 차이로 6:4로 지고 말았다.

나머지 팀들도 분패...

 

결국 4강은 전북팀이 올라갔는데 아마도 그들이 우승했지 않았겠나 생각한다...

 

샤워도 못하고 서둘러 서울역으로 갔고 서울역 화장실에서 대충 얼굴만 닦고 젖은 옷

갈아입고 5시 기차를 타고 대구로 내려왔다.

지산동의 어느 자연산100% 참가자미 횟집에서 가자미회와 소주로 아쉬움을 달래며 

내년 가을 다음 대회에서의 선전을 다짐하였다.

 

동녘하늘의 하현달과 금성(샛별)


대구시의사산악회 회원들



KTX에서 친구 박순원 선생


 
팔남...



목동 테니스장



대진표



개회식..주수호 의협회장이 보인다


대구팀 선수들..


점심..


 
점심식사중인 선수들과 응원나온 묘령의 여인들...

(절대 가족이나 현지처는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