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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상도

밀양 영남루를 찾아서 (2006년 1월 28일)

 

어제는 1월의 빨간날 중 유일하게 등산을 가지 않은 일요일...
담양 금성산성과 떡갈비의 유혹을 뿌리치고 택한 나의 4번째 일요일은 내고향 밀양이었다.
어제는 그동안 대학입시 공부 때문에 작년 여름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산소에도 가보지 못한 
우리 맏상주(장남)의 요청에 따라 모친의 산소가 있는 고향 밀양으로 갔다.
원래 설날연휴때 가보기로 했었는데 지난 대학입시 수능대박이 돌아가신 할머니 덕택이라고 
믿고 있는 아들과 아내가 이번 주 금요일의 S의대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한번 더 할머니의 
도움(?)을 받고자  고향과 산소 방문을 앞당긴 것.
서울에 계신 아이들 할아버지께 연락하여 고향인 밀양역에서 12시에 만나기로 하고 우리 식구는 
아침 11시에 승용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
12시 정각에 밀양역에서 부친을 만나 같이 산소로 가서 차례를 올린 후 시내 어느 중국음식점에서 
탕수육과 양장피를 시켜 점심식사를 하고 바로 인근에 있는 영남루에 올랐다.
밀양 영남루는 평양 부벽루, 진주 촉석루와 함께 조선 3대 누각으로 알려진 누각이다.
어릴적 국민학교 때  군내 어린이 사생대회때 학교 대표로 영남루에서  그림을 그렸던 기억도 나고 
중학교 다닐때 친구들과 놀러 왔던 기억 그리고  졸업식 사진을 찍던 사명대사 동상앞...
누각앞의 대나무 숲과 아랑의 전설이 깃든 사당 아랑각...
유유히 흐르는 누각앞의 남천강(밀양강) 강물과 그 위에 놓여진 다리...
국민학교때 씨름부대표로 선수로 출전하여 씨름대회 하던 강건나 소나무숲하며..
거의 30여년이 지나서 다시 찾은 영남루에서 나는 눈을 감고 옛날 추억에  잠겼다.

 

 

 

 

 

 

멀리서 바라본 밀양 영남루와 밀양강

 

 

 

영남루를 찾아서...

 

 

 

시내 영남루 입구

 

 

 

안내도

 

 

 

영남루 전경

 

 

 

 

 

 

 

 

 

 

현판


 

 


 

 

누각에서 본 밀양강과 경부선 철도

 

 

 

누각..

 

 

 

 

 

 

밀양강 그리고 밀양교

 

  

 

 

 

 

 

 

 

 

 

 

 

 

 

 

 

 

 

 

 

 

 

 

 

 

 

 

 

 

 

 

임진왜란의 승장 사명대사 동상

'

 

 

동자승

 

 

 

 

모자지간 - 작은아들(중2)

 

 

 


 

아랑각을 찾아서... 

 

 

아랑각

 

 

 

 

 

아랑의 영정

 

 

 

진주에는 촉석루와 논개가 있다면
밀양에는 영남루와 아랑이 있습니다..
비록 논개처럼 왜장을 껴안고 물에 빠진 그런 정절은 아니지만 밀양 아랑 낭자 역시 정절의 상징으로 남아있습니다..
제가 고향에서 국민학교와 중학교를 다닐적에만 해도 매년 아랑제 라는 축제가  열렸었는데 요즘은 설마 없겠죠..
당시에만 해도 그 축제기간 동안은 마치 진해 군항제 저리가라 할 정도였습니다..
전 군민의 잔치기간였지요..
공설운동장에서는 전 군내 초중고 학생들이 다 모여서 성대한 개회식을 열었고
미스 아랑 으로 뽑힌 여고생이 단상에 올라 상을 받는 장면이 아직도 아른합니다..
온 동네 잔치 분위기..먹걸리들로 넘쳐났고..영남루에선 사생대회나 백일장 등등..
강가의 솔밭에선 씨름대회..(저도 우리학교 대표로 씨름대회 출전)
 
아랑제는 그랬습니다..
 
아랑의 전설..
제가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아랑의 전설은 이렇습니다.
 
조선시대 어느 임금시절 밀양 고을 사또의 딸이었는데  달 밤에 유모랑 누각에서 달구경 하다가 누각 앞의 대나무 숲에 갔다가  평소 아랑을 흠모하던 관아의 하급관리에게  급탈 당할 위기를 맞이합니다...
정조를 지키기 위해 아랑은 가지고 있던 장도로 자진합니다.
딸의 죽음으로  상심하던 사또는 다른 지방으로 부임되어 가고 새로 사또가 부임해 옵니다
신임사또가 부임하던 첫날밤 죽은 아랑은 귀신이 되어 밤에 신임사또에게 나타나지만 놀란 사또는 영문을 모른 체 죽고 맙니다.
귀신 보고 놀라 죽었는지..
그리고 새로 부임해오던 사또들이  같은 연유로 첫날 밤을 못 넘기고 죽습니다.
아무도 밀양으로 부임해 가려고 하지 않던 차에 드디어 헤파토메갈리 사또가 부임해 옵니다...
그 날 밤 아랑은 사또의 침실에 나타나지만 그 사또는 놀라지 않습니다..
너는 왠 처녀귀신이냐?
저는 억울하게 죽은 아랑이라고 하는 낭자이옵니다.
라면서 여차 저차 사연을 다 얘기하고선 억울한 혼을 달래주시옵소서..
날 밝으면 관리들을 다 모아 주시면 제가 흰 나비가 되어 범인의 갓에 앉을테니  사또께선 범인을 잡아 제 한을 풀어주시옵소서..
알았느니라 다신 귀신으로 나타나지 말으라.. 하고는 잠을 잘자고 일어나서
다음날 아랑의 말대로 관아의 전 종업원을 다 모아서
옛날 언제언제쯤 영남루 앞 대나무 숲에서 전임 사또의 딸을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범인은 자수하라!
그러나 아무도 나서지 않았고  곧  아니나 다를까 아랑의 말처럼 흰 나비 한마리가
나타나 그 범인의 머리에 앉았다.
사또는 그 놈을 잡아 문초를 하니 범행사실 전모를 자백하였고 범인을 사형시켰더니 
그 날 밤에 처녀귀신 아랑이 마지막으로 나타나  사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선 더 이상 밤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사또는 아랑의 정절을 기리기 위해 사당을 짓고 매년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것이 아랑제의 기원이고 아랑의 전설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