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신과 性 - 산부인과 이야기

대구mbc라디오 방송국 게시판에 올린 글

 

출근길에 자주 듣는 라디오 방송이 있다

 

mbc 대구 라디오의 이소영 류강국씨가 진행하는 여성시대...

그런데 방송을 듣다보니 하도 어이가 없어서 병원 출근하자마자 시간 내서 글을 적게된다...

 

오늘 소개된 사연

 

어느 여성 청취자가 보낸 사연인데

지금 아주 튼튼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고있는 아들을 임신했을때 하마트면 병원의 오진(실수)으로

아기가 태어나지도 못할 뻔 했다는 내용이다.  

생리를 걸러서 임신일 것 같아 동네 산부인과에 가니 소변에는 임신 나오는데 초음파에는 아기집이 안 보인다는 것...

그래서 그 병원에서는 자궁외임신일지도 모른다고 했고  

놀라움 속에 믿을 수 없어 다른 동네 산부인과에 가보았지만 역시 같은 진단을 하더라는 것. 자궁외임신일 가능성이 있으니 큰 병원 가보라는,,,

 

대학병원에(소개된 사연에 의하면) 가서 역시 초음파도 보고 피검사를 해놓고 오후에 결과 나올때를  초조하게 기다려 결과를 듣는데

대학병원에서도 역시 자궁외임신이 맞으니 우선 약물치료를 받을 것을 권하더라는 것이었다.

 

시어머님께 연락하니 내가 갈때까지 기다려라 해서 기다렸다가 시어머님이 도착했는데  상태를 설명하던  

대학병원의 여의사가 불친절했던지 시어머님께선 이 병원에서는 수술 안받아 하시면서 화가나셔서 퇴원을 시킨 것...

시어머니께선 며느리에게 너무 일찍(초기에) 병원에 가서 그럴지 모른다면서 좀 더 있다가 가보자고 하셔서  

 3-4일 뒤 다른 동네병원에 갔는데 그 병원에서는 초음파에 아기집이 보인다면서 걱정말라고 정상임신이 맞다고...하더라는 것...

 

이 분은 이 병원 의사의 괜찮다는 정상임신이라는 소리가 천국의 복음처럼 들렸고 시어머님의 판단이 아니었으면 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들을

하마트면 못 볼 뻔 했다는 그런  너무나 자기 아들이 소중하고 사랑스럽다는 이야기와 함께 아들의 임신초기의 에피소드 사연을 보냈는데....

 

방송을 들어보니 참 기도 안 찼다...

 

아나운서들이나 피디선생 등 방송국 사람들이야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니니 사연을 액면 그대로 소개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사연을 보낸 분도 당시의 상황이 조금의 가감도 없이 팩트 그대로 였다면 솔직히 할 말 은 없지만..

전문의로서 이해하기 힘든 사실은

 

어느 산부인과의사가 전문의가 소변에 임신나오고 초음파에 아기집 안 보인다고 자궁외임신부터 의심하고 큰 병원으로 가보라 하겠는가 라는 것..

물론 정말 자궁외임신일 경우  소변에는 임신으로 나오고 초음파에는 자궁안에는 아기집이 안 보이는 것은 맞다..

 

그러나 임신은 임신인데 그것이 자궁안에 아닌 자궁밖에 즉 나찰관이나 난소 등 자궁안이 아닌 다른 비정상 부위에 착상될 가능성은 불과 2-3% 이하이다.

100명이 그런 경우라면 98명 정도는 자궁외임신이 아니라 아직 너무 초기라서 아기집이 자궁안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눈에 안 보여서 안 보이는 것이다...자궁안에 (아기집이)없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경우 산부인과 전문의라면 누구나 99%는 이렇게 말한다..

 

소변에는 수정된지 2주 정도만 지나면 임신됐음을 알 수 있지만 초음파로는 아무리 빨라도 2주 3일이나 3주 정도는 지나야 확인이 가능하다...

대개는 질초음파로 보면 수정(임신)된지 3주 지나면 거의 확인이 된다...

아마도 지금은 임신이 된지 이제 겨우 2주 정도 밖에 안되어서 아직은 초음파에 보일려면 넉넉잡고 1주일 정도 더 지나야 된다 

물론 100명의 2-3명 정도는 자궁외임신이라서 자궁안에 안 보일 경우도 있지만

최종 진단은 1주일 정도 더 기다려야 되니 1주일 후 다시 병원에 오시기 바랍니다 라고... 

거기다 더 친절한 의사라면  자궁외임신은 상당히 희박한 하나의 가능성에 불과한 것이니 너무 걱정마시라고 안심시켜준다..

 

대부분 이런 경우 1주일 뒤에 와서 다시보면 아기집이 잘 보이고 건강한 아기 출산하게 된다고...

내가 알기로는 거의 다 이렇게 말해주고 있다고 알고있다

초음파에 안 보인다고 무작정 자궁외임신 의심 대학병원 보내고

대학병원이라는데가 또 어떤 곳인가...동네병원보다 특히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곳에는

산전수전 다 겪은 교수님들이 포진해 있는 곳이 아닌가..

단순히 피검사 하나만을 보고 당장 자궁외임신이다 오진할 그런 병원은 아니다...

며칠 뒤 동네 산부인과에서 정상임신으로 진단받은 경우를 3-4일 전에 자궁외임신으로 진단할 그런 어이없는 형편없는 실력의 의사들은 거의 없다...

특히 대학병원이라면...

 

나는 아마도 뭔가 병원측과 환자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소통에 있어서 착오가 있었지 않나 그렇게 본다...

위에 말했듯이  하나의 자그마한 가능성에 대한 설명이(방어진료) 그 환자(산모) 에게는 마치 지금 자궁외임신이 틀림없다로 들렸을지도 모르겠다...

당황되고 경황이 없으니...98% 보다는 2%가 더 크게 들렸을 수도...

동네병원 2군데에 이어 대학병원까지  연달아서 세명의 의사가 다 자궁외임신이라 오진할 가능성은 너무나 희박하다

산부인과 전문의자격증  그렇게 허술하게  내주지는 않는다...

 

환자(산모)들은 생리 예정일에 생리가 안 나오면 바로 임신 테스트를 해본다든지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요즘은...

소변검사로는 수정후 2주 즉 그 때는 생리예정일경이 되는데 임신으로 나오지만 초음파에는 안 나타나면 1주일 후 다시 가서 초음파를 보면 된다..

소변검사 양성반응후 1주일 후에도 아기집이 안 보이면 그 때 가서 자궁외임신을 의심한다...

그렇더라도 소변 검사의 오진 확률이 있으니 혈액검사를 한번 더 하고 그리고도 2일 후 한번 더 해서

혈액내의 hCG 호르몬의 변동(증감)을 참고하여 정상임신과 자궁외임신을 구별한다...

게다가 정밀하고도 세밀한 초음파로 나팔관이나 난소 등 자궁안이 아닌 밖에 태낭(아기집)이 있음을 확인하고서야 자궁외임신을 진단하게 되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소변에는 임신 맞는데 초음파에 안 보일 경우는

 

1. 아직 착상된지 얼마 안돼서 아기집이 안보인다 며칠 후에 다시 보면 보인다

2. 소변검사가 혹시 오진은 아닐까?

3. 자궁외임신?

이 순서다...

 

방송에서도 가급적 좀 더 신중한 확인과 검증 거친 뒤 사연을 내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청취자의 사연만 믿고 방송 나가면 듣는 청취자들은 상당히 많은 산부인과 병원과 의사들이  그런 쉬운 것조차도 오진을 하는구나...돌팔이들이구나  생각을 하게될까봐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