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산행기/일본 대마도(2008. 3)

대마도(TSUSHIMA) 3. 이시야끼 특식

저녁식사: 대마도 특식 이시야끼(石燒)

이즈하라 정도면 대마도의 시청이 있을 정도의 제법 큰 마을이지만 여느  일본의 소도시와 다를 바 없이
밤이되면 어둡고 (전기를 절약 하느라) 조용하다...
밝은 간판이 간혹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건물은 단층 또는 2층 정도로 낮고 조명간판이 아니라서 밤에는 
그저 그런 조용한 우리나라 시골마을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밤 하늘의 별들도 더 잘 보인다...
적어도 나는 배가 하나도 안 고픈데 다른 사람들은 고픈가 보다...나는 조깅을 하면서 식당으로 갔다..
식당 이름은 '기온' 
물론 날씨 온도의 그 기온이 아니겠지...
한국식당 한국요리 라는 글씨가 보이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자 녹음기의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이라시 야이마세~ (어솝쇼 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여종업원이나 주인이 나와서 친절하게 어서오세용~ 할텐데 이 나라는 기계가 손님을 맞는다...
예전에 처음 일본에 갔을때 동경의 어느 지하상가  일본 점원이 한국인 관광객들을 호객하면서
이라시 야이마세  어서오세~  
일어로 한국어로  어솝셔 하며 인사를 하던 생각이 났다..
한국말을 끝까지 다 못 배워서 어서오세요 에서 '요' 자를 빼먹고 어서오세~ 라고만 하던 기억이...
미리 예약된 큰 방에 30명이 들어가니 4인용 테이블 7개에다  2명은 조폭 두목 자리와 그 반대편 끝에 
이렇게 앉게 되었다. 물론 총무인 나와 젤 만만한 아랫것이 그 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었다.
두꺼운 시커먼 돌판에 생선 대가리가 먼저 놓여져있고 테이블엔 야채가 포함된 생선이나 고기 들이 담겨진
커다란 접시가 불판옆에 놓여져있다.
이 돌은 이미 최소한 30분 정도 미리 달궈어 놓은 돌이다.
대략 두께가 최소 5센티미터 정도는 되어보이는 그 두꺼운 돌이 달구어질려면 30분 정도 불에 올려놓아야 될것 같다.
어두육미라고 생선 대가리의 살부터 먼저 파 먹었는데 역시 맛있다...
그리고는 고기나 생선 조개(백합조개 가리비 등등) 소라 왕새우 등등 싱싱하고 신선한 해산물들을 차례대로 
야채와 같이 올려 구워 먹는다.
밥과 미소된장국이 나오고 계란찜 같은 밑반찬들도 나왔다.
10여년전 대구시 의사회장님을 두차례나 역임하셨던 청구정형외과 이원순 원장님께서 회원들을 위해서 맥주를 
쏘셨고  건배제의를 하셨다.
일본 맥주잔은 우리나라에서 처럼 그런 큰 글라스가 아니라 그 반 정도 되는 크기인데  한번에 마시기 딱  적당한 
크기라서 잔 돌리기에도 딱 좋았다.
총무인 내가 여러사람에게 잔 권하다 보면 받아 마시는 맥주 양이 엄청날텐데 다행히 권하는 이도 받는 이도 
부담스럽지 않을 딱 좋은 크기의 맥주잔이다...^ ^ 
이거 수입 안하나?
구워도 구워도 끝이 없을 정도의 많은 양의 고기와 생선 해산물들...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다...
처음에는 잘 안 익어서 감질 났는데 나중에는 딱 먹음직스럽게 구워졌어도 젓가락이 안 간다... 배가 불러서...

호텔 식당에서 일본 어린이들이 행사를 하고 있었다 졸업기념 쭁파티 같기도 하고..

 

 

 

 

 

 

 

 

 

 

식사후 2차로 와야지 했던 식당

나중에 오니 문 닫겨있었음

 

 

 

대마도의 한국식당 기온

 

 

이시야끼 특식

 

 

 

해산물과 야채 등등을 달군 돌판에 구워 먹는 요리

 

 

 

 

 

 

 

 

 

 

 

 

 

 

 

 

 

 

 
10시경 호텔로 걸어서 돌아왔다.
일부 편의점만 불이 켜져있고 거리는 어둡다...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다찌노미 조가 결성되었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일본땅에 와서 맹숭하게 그냥 잘 수는 없고 밖에서 한잔 꺽어야 되겠다는 샘들...
12명이 모여서 다시 시내로 술집을 찾아 걸었다.
대부분의 술집들이 문을 닫았고 우리가 원하는 그런 적당한 술집은 없었다.
결국 들어간 곳은 어느 횟집...
방에 들어가니 12명이 앉기에 딱 좋다.
주인장 와서 뭘 드실려우? 일본말로 물어보아도 말이 안 통하니 주문하기 참 힘들다...
손짓 발짓 아는 일어 다 동원해서 주문한 것은
사케(일본 술) 大병(댓병) 6천엔 짜리와 500엔 정도의 접시 안주..
쓰키다시라고  조그만 종지 같은데 뭐가 나오긴 했는데 정말 감질날 정도... 
내가 나가서 주인장과 천신만고 의사전달 끝에 아구지리 한냄비를 주문했다 (5천엔 우리돈으로 45,000원)
여긴 생선 매운탕이나 오뎅탕 같은 고추가루 들어간 국물이나 탕 은 아예 존재하지가 않는다.
테이블에 다른 일본사람들이 미소된장국을 먹고있길래 우리는 저런거 안주나 물었더니(아주 어렵게..^ ^ )
그 조그만 종지그릇 1인분에 200엔 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같으면 얼마든지 주고 또 더 주고 달라는 대로 줄 저런 국물을...
정종 댓병을 주전자에 데워서 주는데 영 뜨겁지가 않다.
뜨끈하게, 뜨겁게, 호호 뜨거워라,  핫!  아무리  외쳐도 못알아듣는다..
겨우 주인여자가 호또? 라며 알아듣는다..
핫이 아니라 호또(hot) 라고 해야 알아듣는 모양... 영어가 일본에 가서 참 고생한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안주인 아구지리가 나왔다.
그런데 오 마이 갓!
냄비에 맹물 같은데다 아구토막 들어가고 따로 쟁반에 야채가 나왔다. 그게 다였다..
아구지리 끓을때 야채 넣고 끓으면 젓가락으로 건져내서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였다.
적당히 간을 해서 국물 떠먹는 탕이 아니라...
간장을 넣어 간을 맞출까 그냥 맹그작작 건져내서 찍어먹을까 고민고민 하다가 
이래도 해보고  저래도 해보고 벼라별 짓을 다해서 어쨋든간에 뜨거운 정종(사케) 을 댓병으로 하나 더 시켰다.
아구지리가 맛은 지독하게도 없지만  도저히 우리 정서에는 입에는 안 맞지만 
그래도 이국 멀리 일본땅 대마도에 와서 우리끼리 모여서 술을 같이 마신다는 분위기가 중요했다.
다찌노미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목적...
아줌마 쓰끼다시 좀 주세요!
아구지리 그 비싼 안주도 시켰으니 쓰키다시 정도는 더 달라면 줄것 같았다..
소데쓰..
웃으며 나간 아줌마가 좀있다 쓰키다시 몇 접시를 갖다 주었다...
그래도 사람 사는 동네에 이 정도 인심은 기본이구나 흐뭇 므흣...^ ^
12시가 넘고 이제 안주도 술도 바닥났다..이젠 가야할 시간...
나가서 계산할려고 계산서를 보니
아구지리와 시킨 안주와 술값 말고도 뭐가 한참 더 있었다..
이게 뭐요? 물어보니
쓰끼다시 값이란다...
그 조그만 접시 하나가 300엔 우리돈으로 약 3천원 짜리 기본 안주다...
뒤로 꽈당 넘어질 뻔 했다.
일본이란 나라에 공짜는 절대로 없다.
먹은거 시킨거 전부 다 계산된다...
놀라운 나라 일본....
우리 동네 송학구이 가서 3만원 짜리 생고기나 양지 대창구이 하나만 시키면 
기본 안주가 30여 가지에다 얼마든지 무한 리필된다...
소주 2병에 안주 하나 3만 6천원이면 둘이서 밤새도록 먹고 마신다.
정말 지독한 나라다...
계산은 몇 분 샘들이 즉석으로 찬조금 4-5만원씩 내 주셔서 1만 8천엔 술값을 계산하였다.
비록 문화의 차이를 절감하긴 했지만 선후배간의 돈독한 우정과 인정이 넘치는 흐뭇한 자리였다.
아까보다 밤하늘의 별빛이 더 선명하게 들어온다...

 

 

 


식사후 갔던 술집(횟집)의 골방에 앉아서..

아구지리..맛있겠다 쳐다보는 이우율 샘...저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