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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행기/경상남도

통영 사량도(요약)-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보용 원고

 

 

 

 

 

 

 

통영 사량도(蛇樑島)

 

 

사량도  사량도가 어디에있지?  자주 산을 찾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량도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른다  

남해바다 어딘가에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사량도가 아니라 사랑도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사량도는 남해바다 통영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이다.  거제도나 남해도 또는 전남 여수가 아닌 통영의 섬이다.

통영은 예전의 충무시이다.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 할때의 그 삼천포가 없어지고 사천시로 바뀐 것처럼. 

통영은 삼도수군통제영을 줄인 말이다.

이순신 장군께서 임진왜란때 한산대첩이후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시고나서 조선 수군의 본부가 있던 곳이 바로 통영(충무)의 한산도.

통영과 한산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욕지도가 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섬이 있는 소매물도와 한국의 나폴리라고 하는 비진도

그리고 사량도가 있다.

      

통영이나 삼천포에서 사량도로 가는 배를 타고 가다가 멀리 사량도가 보일 즈음이면 늘 언제나 배선장이  마이크를 잡고 하는 말이 있다

손님 여러분~ 여러분들이 지금 가시고 있는 사량도는 남녀간에 하는 사랑 그런 사랑도가 아니라 

사. 량. 도. 입니다  라고  글자 한자 한자 띄워서 확실하게 발음을 해준다. 

그렇다 사량도는 사랑도가 아니라 사량도(蛇樑島)이다.  하늘에서 이 섬을 바라다보면 마치 뱀의 형상을 하고 있는 듯 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량도가 유명한 것은 사량도에는 지리산과 옥녀의 슬픈 전설이 있는 옥녀봉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량도 지리산은 지리산이 바라다 보인다 하여, 지이망산[智異望山], 지리망산으로 불리다가 그 말이 줄어 지리산(智異山)이 되었다.

국립공원 지리산과 구별하기 위하여 통상 사량도 지리산이라 부른다.

통영시 충무항과 사천시(구 삼천포) 에서 다같이 약 19㎞ 거리로 통영시 사량호 부두(통영시 도산면 가오치항)와  삼천포항에서 배로 40분 걸린다.  

그러나  사천과 통영 중간의 고성군에 위치한 고성군 상족암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탈 경우 불과 20분 만에 사량도 내지항에 갈 수 있다.

우리는 두 번 다 통영 가오치항이나 사천항이 아닌 고성군 상족암선착장에서 사량도로 가는 배를 탔다.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등산을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사량도가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었고

사량도 지리산과 옥녀봉 산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산행기를 볼 때마다  나도 사량도 지리산과 옥녀봉에 올라가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렇지만 혼자 사량도로 떠난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가 않아서 차일 피일 기회를 기다리다가 드디어

지난 4월  내가 총무로 있는 대구시의사산악회에서 회원들과 함께 사량도 지리산과 옥녀봉 산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사량도 윗섬을 다녀온 지 딱 두 달만인 지난주 일요일에 다시 사량도 아랫섬에 있는 칠현산 산행을 다녀왔다.

두 달 사이에 그토록  가고싶던 사량도 윗섬과 아랫섬 두 섬 모두를 다녀오는 행복함을 맛보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두 번 다 날씨가 그리 맑지 않아서 찍어온 사진의 배경이 내가 원하는 청명한  하늘색과 비취빛 바다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사량도는 통영시 사량면으로 우리나라 남단 다도해의 통영시 서남부 해상, 한려해상국립공원 중심부에 위치한 3개의 유인도와 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주민 약 2천 여명이 사는 작지 않은 섬이다. 

사량도는  서로 1.5km 거리의 바다를 두고 마주보고 있는 주섬인 윗섬(상도)과 아랫섬(하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두 섬 사이를 흐르는 바다는 마치 호수나 강처럼 물결이 잔잔하고 평온하여 이 바다를 오동나무 동(桐) 자(字)를 써 동강(桐江)이라 부른다.

동강은 윗섬에 갈 때는 볼 수가 없었고 두 달 뒤 아랫섬 칠현산에 갈때 유람선 선장에게 들었고 실제로 보니 바다가 아니라 마치 호수나 강처럼 보였다.

윗섬에는 육지의 산에 비해 높이나 규모는 작지만 산행코스나 암릉미에 있어서는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지리망산, 일명 '사량도 지리산' 이 솟아있다.

일반적으로 돈지리를 기점으로 하여 지리산(398m),불모산(400m)을 거쳐 옥녀봉(303m)로 이어지는 종주코스는 약 6.5km로 산행에는 총 4시간30분 정도 소요되며,  빼어난 암릉과 바위 봉우리들로 인해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끼고 외줄타기와 사다리 타기, 계속해서 철계단을 지나서 정상에 서게 되면 발 아래로 사방을 둘러 친 남해의 푸른 바다와 능선

좌우로 바다 저편에 떠있는 섬들의 정겨운 풍광(한려수도)을 맞이한다.

한려수도(閑麗水道)라는 말은 한산도 부근에서 (충무시와 삼천포 남해도를 거쳐) 여수에 이르는 물길을 말한다  1968년에 한려해상국립공원이 되었다.

사량도 산행은 바다와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산행으로 재미를 더해 주지만 가파른 암봉과 뾰족한 암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다소 험하다.

그러나 위험코스에는 항상 안전하게 우회할 수 있는 코스가 있으며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안내표지가 잘되어있다.

그렇지만 초보자는 가급적 우회코스로 산행을 하고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더더욱.

 

 아래의 자료글은 인터넷에서 찾아온 글인데 참고할만하다. 

 

사량도는 윗섬에만 약 1,011세대 2,192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지 않은 섬인데다,

연 20만명의 관광객들, 특히 주말이면 약 5,000명의 관광객들이 등산과 낚시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면서

섬 전체가 활기를 띈다. 등산과 해수욕은 주로 윗섬에서, 낚시꾼들은 아랫섬을 주로 찾는다.
사량도 산행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바다낚시이다.

특히 아랫섬에만 약 7개의 갯바위 낚시포인트가 있는데, 1년 내내 뽈락, 도미, 도래미, 광어, 감성돔을 찾는 낚시광들을 유혹한다.

사량도 윗섬에는 '사량호' 선착장을 중심으로, 위쪽 내지마을, 아랫쪽 돈지 마을까지 포장도로가 나 있어 자가 운전자들에게는

해안선을 따라 약 1시간여의 시원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도 있고 걷기를 좋아하면 걸어서 바다를 보면서 섬전체를 일주할 수도 있다.

윗섬에는 약 7개의 크고 작은 마을이 섬자락 구비구비마다 자리하고 있다.

각 마을마다는 민박집과 음식점이 들어서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시원스레 펼쳐진 소나무 숲과 여기저기 눈에 띄는 고구마, 양파밭 등이

도보여행객들에게 또한 즐거운 여정을 제공한다.

총 학생수 13명의 사량초등학교 내지 분교가 있는 내지마을은 마을 이름이 새겨져 있는 낡은 나무판만큼이나 정다운 곳이다.

한 여름의 시원한 바닷바람과 더불어 여행객들에 쉴만한 자리를 내어주고 있으며 또한 이곳에서의 낙지잡이는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으로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에게 꼭 추천할 만하다.
한편, 사량호 도선장에서 내지마을까지 이르는 도중에는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한 사량도 유일의 대항해수욕장이 펼쳐져 있다.

사량면사무소 뒷길 해안선을 따라 한 15분쯤 걸어 내려가면, 고운 모래사장이 드리워져 있으며, 화장실과 샤워장, 야영장, 파고라 등의

부대시설 또한 잘 갖추어져 있어 아름다운 사량도에서의 섬산행과 해수욕이라는 두 가지 즐거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上사량도(윗섬)   4월 18일 일요일 오전 6시 30분 16명의 산악회원들이 대구를 출발 구마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진주를 지나 사천I.C를 빠져나와서 공룡박물관과 상족암선착장이 있는 고성군 상족암군립공원으로 향했다.

참가자 16명 중 무려 11명이 산부인과 의사이거나 가족이었다 그만큼 우리 대구의사산악회에는 산부인과의사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회원 30여명 중 1/3이 넘는다)

현재 산의회 대의원회의 부의장인 김철수 선생님(우리 산악회를 창립한 초대회장이자 고문)을 비롯하여 조병권,김일경,권흥기, 한혜경,

유봉재, 김극원, 김병준 선생님 그리고 파티마여성병원의 최영철,강인구, 이경호,백인화 선생님과 나 13명 전원 개원의들이다.

 

배타러 가는 길에 사천 앞들식당이라고 하는 재첩국(국산 재첩을 쓰는)이 맛있다고 인터넷에 소문난 식당을 들러서 아침식사를 하였다.

미리 전화로 예약을 했었고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넓고 조용한 방으로 안내되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깔끔하고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은 미리 세팅이 돼있었고 우리가 자리에 앉자마자 밥과 재첩국이 바로 나온다. 

재첩국도 진국이라 맛있지만 따라 나오는 밑반찬들이 버릴데 없이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이 있다.

특히 바싹하게 구워진 고등어와 계란말이는 인터넷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의 기대를 결코 져버리지 않는다.

재첩국정식 1인분 6천원인데 재첩국과 모든 찬들은 전부 무한정 제공되는 점이 이 식당의 특징. 

 

사천에서 고성방향으로 30분 채 안걸려 고성공룡박물관과 상족암유람선 타는 선착장이 나온다.

통영 가오치항이나 사천항에서도 탈 수 있지만 시간적으로도 여기가 유리하고 또 산행기점인 내지항에 내려다 주는 곳은 여기 뿐이라서

사전에 미리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유람선을 예약해놓았었다.  요금은 왕복 7천원이고 선착장에서 섬 전체가 다 보일 정도로 육지에서 가깝다.  

10시에 출항하는 정원 약 200명의 유람선 손님의 대부분은 우리와 같이 사량도 등산을 가는 등산객들이 대부분.

날씨는 구름이 많아서 흐리지만 비나 안개가 끼인 날씨가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스럽다.  안개가 많이 끼는 날에는 배가 떠날 수 없다.

좋은 배경의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점만 빼면 오히려 등산하는데에는 이런 날씨가 훨씬 낫다. 덥지도 않고 바람불지도 않고.

뱃고동을 두어번 울리고 배는 육지와 멀어진다. 바다는  바라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답답한 가슴이 시원하게 뚫린다. 

뱃머리에 부딪쳐 흰 포말로 부셔지는 파도와  이름 모를 작은 섬들과 빨갛고 하얀 등대와 방파제... 정말 그림같은 풍경이다.

사진으로 남기기 보다 차라리 붓과 물감이 있다면 한 폭의 수채화로 남기는 것이 더 아름다울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사량도가 점점 가까워 질수록 지리산과 옥녀봉 또한 가깝게 보인다.  섬 전체가 곧 하나의 거대한 산이다. 

배 안에 있지 않고 뱃머리에 나와서 바다와 사량도 사진을 찍다보니 어느새 사량도 내지항에 도착했다. 불과 20분만에.

내지항에 내려 뒤로 보이는 봉우리들을 배경으로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바로 예정된 산행코스를 따라 걷는다. (10시 40분)

산행코스는 사량도 내지항-지리산(398m)-불모산(400m)-옥녀봉(303m)-대항 으로 약 4시간 30분 소요될 예정이다

 

 

 

 

 

 

 

 

 

 

 

 

선착장 옆에 있는 사량초등학교 내지분교를 지나 섬일주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니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 입구가 나타난다.

일요일이라서 많은 등산객들이 줄을 지어 능선을 오른다.  땀도 나고 제법 숨차다 언제나 그렇지만 등산은 처음 30분이 가장 힘들다.

산중턱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뒤돌아 보니 출발했던 내지항과 마을 그리고 푸른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아름답다는 말 말고 더 괜찮은 표현이 없을까 아쉬울 정도로 아름답고 멋있는 풍광이다. 섬산행에서 얻는 첫 즐거움이다.

정상으로 가는 첫 봉우리인 365m봉에 올라 섬의 서쪽을 바라보니  두개의 크고 작은 섬이 보인다

앞의 작은 섬이 노아도, 뒤의 큰 섬이 수우도인데 섬의 모양이 소를 닮았다고 해서 수우도라 하고 동백나무가 많아서 일명 동백섬이라고도 한다 

수우도는 두 달 뒤 아랫섬 칠현산 왔을 때 유람선타고 섬일주를 했었는데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275m봉과 365m봉을 지나 지리망산으로 가는 능선에서 정말 작고 아담하고 예쁜 항구가 보인다 돈지항이다.

항구가 있고 부두와 방파제 그리고 방파제 끝에 흰 등대가 보이는 예쁜 섬과 곳곳에 유채꽃이 노랗게 피어있는 마을 풍경은 

유럽의 어느 해안가로 착각될 정도로 그 경치가 아름답다.  

섬산행에서 늘 보던 바다와 항구 그리고 등대이지만 유난히 돈지항의 풍경이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여기서부터 지리산까지는 다소 위험한 암릉의 연속이다. 위험하게 등산하기 싫은 사람들은 옆으로 나있는  안전한 우회로를 택한다.

폭이 매우 좁고 뾰족한 암릉길을 조심해서 걸어가지만 상당히 아슬하고 쓰릴있다.  중심을 잃어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칼날능선과 암릉을 걷는 것이 사량도 산행의 묘미라서 다소 위험하지만 이 길을 택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봉우리에서 봉우리로 이어지는 능선과 섬과 배가 떠있는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서 등산이 힘든지를 모르겠다.  

산행 약 2시간 만에 드디어 지리산 정상에 도착했고 마침 배고플 시간이 되어 넓은 바위 위에 앉아서 각자 준비한 점심 도시락을 꺼내 먹는다

아침먹었던 식당에서 포장해서 사가지고 간 낙지볶음을 내놓았다.  가져갈땐 귀찮지만 먹을땐 정말 맛있는 것이 이런 별미음식이다.

산에서,  정상에 올라서 먹는 그 무엇인들 맛이 있지 않을까마는 사량도 지리산 정상에서 먹는 낙지볶음밥의 그 맛을 말로서 설명하기에는

나의 어휘력이 많이 부족하다.

 

 

 

 

 

 

 

 

 

 

 

 

 

 

해발 398m의 지리산에서 겨우 2m 더 높은 불모산까지 가는 길은 그 폭이 불과 30cm도 채 안되는 뾰죽한 칼날 바위의 연속.

바위 하나 하나를 조심스레 지나고 넘어서 약 1시간 걸려 도착한 불모산(달바위)은 사량도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사실 해발 400미터 정도면 절대로 높은 산은 아니다  다만 섬에 있는 산은 해발 400m 라 해도 육지의  600미터 높이에서 시작하는

해발 1000미터의 산에 올라가는 것과  같다.

불모산에 오르니 능선을 따라 가마봉 연지봉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연이은 세 봉우리의 파노라마가 가히 절경이다

그리고 바다 건너 사량도 아랫섬(하도)이 한 눈에 들어온다. 

능선으로 이어지는 일곱 봉우리 칠현산은 두 달 뒤에 다시 오기로 예정이 되어있는 산이다. 

 

 

 

 

 

 

 

 

 

유람선 사무실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오후 3시에 출항하기로 되어있는 배시간이 임박했으니 어서 빨리 하산하시라는 전화였다.

중간에 이런 저런 일로 지체가 많이 되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벌써 오후 2시가 되어간다.

우리들 중 일부는 옥녀봉을 포기하고 마을로 내려간 회원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최종 목적지인 옥녀봉에 오르기 위해  발길을 재촉한다 

 

 

 

 

 

 

 

가마봉 앞에 도착하니 사진에서 봐왔던 우리 앞을 떡하니 가로막고 있는 수직에 가까운 암벽과 굵은 로프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생각 보다는 오르기에 그리 위험하지 않은 수직벽이었다.

앞에서 보면 거의 수직으로 보이지만 막상 위에 올라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약 60도 경사 밖에 안된다.

그래도 로프를 꼭 잡고 올라야만 안전하다.

가마봉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잠시 주변 경관을 조망한다. 

좌측으로 마을 아래 하산 지점인 대항과 멀리 바다 건너  아랫섬 칠현산이 우리들에게 두 달 후 여기에도 와달라는 듯이 우뚝 쏫아있다.

 

 

 

 

 

 

 

 

 

 

 

 

 

 

 

 

가마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철계단이다 

상당히 가파른 경사의 철계단인데 마침 소낙비가 한 줄기 내려서 제법 미끄러웠다. 가파른 계단이라 미끄러울때는 조심하지 않으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가마봉 다음은 연지봉인데 연지봉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 길이라고는 전혀 없고 굵은 로프가 매달려있는 절벽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군대에서 유격훈련을  받은 남자들이야 로프 잡고 절벽 내려가는 것이 그리 힘든 일은 아니지만 등산초보나 노약자 여자들에게는 상당히 위험한 일.

안전하게 우회하는 등산로가 있지만  자신의 능력에 맞지 않게 위험한 구간에 무리하게 도전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정체가 되는 것이었다.

3시 출항인 배시간이 임박해지고 길은 막혀있고 진퇴양난이었다. 

지체할 수가 없어서 우회로를 택할까 하다가 여기까지 와서 옥녀봉을 우회한다는 것은 너무나 억울한 일이라 그대로 암봉을 오르기로 결정.    

차례를 기다려 로프를 잡고 절벽을 내려가는데는 불과 30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뒤 돌아서서 양 손으로 로프를 꽉 잡고 양 발을 바위에 딛고 마치 평지를 걷는다 생각하고 줄만 잘 잡고 한발 한발 내려가면 쉽게 내려갈 수 있는데

그게 그리 쉽지 않은 사람들도 참 많은 것 같다. 겁이 많거나 팔 힘이 모자라거나.       

그렇게 어렵게 하나의 큰 바위절벽을 내려와서 또  연지봉을 올랐다가 다시 연지봉에서 내려가는 나무사다리는

사량도 등산코스 중에서 가장 위험하고 사고도 많이 나는 난코스.

모든 정체의 원인은 바로 여기 연지봉이었다.  한 사람씩 최대한 조심해서 안전하게 내려갈려다보니 많이 지체가 되는 것이었다. 

조금 전 가마봉에서 내려가는 절벽은 여기에 비하면 약과였다. 

정말 1%의 과장 없이  완전 90도 수직 절벽에 걸쳐져있는 폭좁은 나무 사다리를 잡고 내려가야 되는데 

만일 잡고있던 사다리를 놓거나 놓치면 (그럴 리는 없겠지만)  최하 사망일 정도로 위험하고 아찔한 구간이다. 

그렇지만 연지봉에서 내려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이나 길은 전혀 없다.  올라갈때나 내려갈때나 완전 90도 절벽인데 여기 만큼은 우회하는 길이 없다.

4년전 중국 황산에 갔을때에도 서해대협곡의 마지막 구간에 이런 우똑 쏫은 봉우리를 올라가야만 했는데 (비가 억수로 많이 쏟아지고 있었지만)

그 봉우리에는 나선형으로 (허공)돌계단을 만들어 놓아서  그래도 위험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그 계단을 만드느라고 많은 중국 인부들이 사고로 죽었다고 하니...어쩔 수 없는 일인가?

 

 

 

 

 

 

 

 

 

연지봉을 내려가면 바로 옥녀봉이다  옥녀봉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사량도에 한 부부가 살고있었는데  첫 딸을 놓고 부인이 죽자 홀아비가 된 어부는 오직 외동딸인 옥녀(玉女)에게만 정을 붙이고  살았다

옥녀는 예쁘게 착하게 자라났고 재롱동이 딸이 죽은 아내를 쏙 빼닮아 미모의 처녀로 성숙하자  아내를 잃고 쓸쓸하고 살아가던 어부는

옥녀가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조차 깜빡 잊어버릴때가 많았고 엉뚱한 상상을 하는 일도 잦았다.

그러던 어느날 욕정을 참지 못한 아비는 딸의 방으로 뛰어들어갔고 옥녀는 이런 아비에게 눈물로 호소하며 설득을 하지만 아비는 막무가내였다.

결국 옥녀는 아비에게 한가지 제안을 한다.

사람의 탈을 쓰고는 금수보다 못한 이런 짓을 할 수 없는 법이니 정 그러시면 자신이 뒷산 꼭대기에 올라가있을테니

아비더러  소멍석을 머리에 둘러쓰고 소울음소리를 내면서 소처럼 산을 기어서 올라오라고 하였다. 

그렇게 한다면 자신도 짐승처럼 맞이할 수 있을것이라 하였다. 

시간이 지나면 아비의 격정도 가라앉을테고 또 설마 아비가 그렇게까지야 하겠냐 싶어 그런 꾀를 냈던 것.

그리고는 장대비를 맞으며 있는 힘을 다해 뒷산 꼭대기에 올라 뒤돌아보니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아비가 소울음을 내면서 기어서 뒷산으로

올라오고 있었고 이를 본 옥녀는 더이상 오를데 도 없고 크게 실망하면서 천길 벼랑 아래에 몸을 던져 아버지와 자식의  도리인 천륜(天倫)을

지키는 길을 택했던 것이다.

 

옥녀봉 정장에는 돌무덤만이 있을뿐 정상을 가르키는 어떤 표식도 없었다.

3시에 출항하는 배 시간이 임박하여 더이상 지체하지 못하고 사진 한장만 찍고는 바로 돌아갈 배가 기다라는 대항으로 하산하였다.

해발 300미터의 옥녀봉에서 대항까지의 하산은 불과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고 오후 3시 정각에 선착장에 도착 무사히 대구로 돌아왔다.

 

 

 

 

 

 

 

 

 

 

 

 

 

 

 

 

 

 

 

下사량도(아랫섬)

 

사량도의 두 섬 가운데 더 큰 섬인 아랫섬(하도)은 윗섬의 전국적 명성에 가려 기실 그  가치를 제대로 아는 산꾼은 드문 편이다.
그 사량도의 아랫섬에 자리잡고 있는 산이 바로 칠현산(해발 349m)이다.

칠현산은 산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봉우리가 7개이다. 멀리서 보면 7개 정도의 봉우리가 연속해있다.

윗섬이 지리산을 쳐다보는 조망처라면 아랫섬은 그 윗섬의 험난한 암릉을 먼 발치서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내륙의 산들과 달리 그늘이 없는 암릉을 타야 한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섬만이 가진 탁 트인 경치는 그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산행코스덕동항~암자~안부~칠선대~칠현산~망봉~마당바위~용두봉~약수터~읍포초등학교로 이어진다.

읍포초등학교에서 덕동 여객선 대합실까지 2.2㎞ 정도 떨어져 있어 원점회귀가 되지 않지만

읍포초등학교 앞에서 오전 7시23분부터 2시간 간격으로 덕동항까지 버스가 운행하고 있으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GPS상 도상거리는 4.7㎞. 휴식 포함 3시간15분 정도 소요되는데  내륙의 산에 비해 암릉 구간이 많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사량도에 간다면 거의 다 지리산과 옥녀봉이 있는 윗섬에 간다 

아랫섬은 윗섬을 가 본 뒤에 가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가 보고 싶었던 사량도를 다녀온 두 달 뒤 우리는 다시 사량도를 찾았다. 이번에는 아랫섬 칠현산에 가기 위해서다.

6월 중순 장마철이라 어쩌면 배가 뜨지 않아 못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스럽게 일기예보가 빗나가서 이 날 비는 내리지 않았다.

대신 바람 한 점 불지 않고 습도도 높아서 엄청나게 무더운 날씨였다.

비가 내릴 줄 알고 우의를 준비했지만 쓸 일 없었고 차라리 수박을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로 각지게 썰어서 락앤락 통에 넣어

밤새 냉동실에 얼렸다가 다음날 등산하면서 먹으면 입 안이 얼 정도로 차고 시원하고 맛있는 수박샤베트를 준비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고 못내 아쉬었다. 이렇게 햇볕이 나고 더울 줄을 몰랐던 것. 분명 일기예보에는 비가 많이 온다고 했었는데.

 

이번에도 두 달 전과 마찬가지로 고성 상족암선착장에서 배를 타기로 예약을 했고 아침 식사도 사천 앞들식당의 재첩국을 먹었다.

시간도 비슷하게 대구에서 6시 30분에 출발하였고 역시 구마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 거쳐 사천 I.C 를 나와서 식당으로 갔다.

다만 지난번 보다  1시간이나 늦게 배가 출발하는 탓에 남는 시간동안 선착장 옆에있는 공룡박물관을 관람하였다.

입장료는 3천원이며 공룡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한번은 들러볼 만 하고 박물관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바닷가에 실제 공룡발자국이 있다.

 

고속도로가 막혀서 약속시간에서 무려 1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부산의 모 산악회 사람들 30명과 우리 20명을  태운 배가 11시경 출발. 

사량도에 가까워지자 구름에 가리긴 해도  지리산과 옥녀봉이 반가이 우리를 맞는다. 다시 찾은 사량도.  

옥녀봉과 그 옆의 작은 고동산을 돌아나가니 윗섬 뒤에 가려져 있던 사량면소재지  금평항과 칠현산이 있는 아랫섬이 그 모습을 나타낸다.

윗섬과 아랫섬 사이를 흐르는 바다는 바다가 아니라 강이라고 했다. 호수처럼 강처럼 고요한 바다...동강(桐江) 

배는 약 30분 만에 아랫섬의 작은 포구인 덕동항에 도착했다. 

배에 내리자마자 뒤로 보이는 칠현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썬크림 바르고 모자와 토시 등으로 햇볕(자외선)을 완전 차단하고

산으로 출발하였다.

차라리 비가 시원하게 내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햇볕이 내리 쬐고 바람 한점 안 부는 더운 날씨.   

 

 

 

 

 

 

 

 

 

 

   

바닷가 도로를 따라서 20여 분 걸어가니  산으로 접어드는 오솔길과 이정표가 나타난다. 칠현산까지는 불과 1.7km. 약 2시간 거리다

비교적 완만한 오르막을 30분 정도 걸어 안부(고개마루)에 이르니 시야가 확 트이면서 바다 건너 편에 사량도 윗섬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섬의 맨 왼쪽으로 높이 쏫은 지리산과 그 옆으로 불모산 그리고 오른쪽으로 계속 가마-연지-옥녀봉의 뾰족한  암릉이 이어진다

이미 다녀간 산이나  올라갔던 적 있는 봉우리를 다른 산이나 봉우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도  등산의 작은 즐거움 중의 하나.

 

아랫섬은 사실 윗섬에 비해 등산하는 재미는 훨씬 덜하다.

지리산이나 옥녀봉처럼  가파르고 깍아지른 봉우리나 절벽을 오르 내리는 사다리나 로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기 자기한 조망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 아름답고 멋진 윗섬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산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칠현산을 오르는  내내  대곡산을 비롯한 산봉들이 이어지는 왼쪽 보다는 오른쪽으로 바다 건너 윗섬을 보면서 걷는 시간이 훨씬 많다.

아 우리가 저  봉우리를 올랐었고  저 암릉을 걸었구나  그런 기분 좋은 기억을 되새김질을 하면서 산행을 하는 즐거움은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한 시간 그리고 또  한 시간이 지나고 엄청난 무더위에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숨이 턱에 차 오르도록 걷고 오르고 해서 차례대로 

칠현산 일곱봉우리들을 올랐고 드디어  산행 두어 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  기념사진을 찍고는 더워서 오래 있지 못하고 바로  내려간다.

계곡이 없는 이런 능선 위주의 섬산행의 단점 중의 하나가 여름에 더위를 피할 그늘이 잘 없다는 것이다.  

이 무더위에 시원한 곳이 어디 있을까만 그래도 정상 아래에 나무 그늘을 찾아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남들 점심 먹을때 나는 안 먹고 쉬었다.

나는 이렇게 더울 때는 밥 생각이 없다  갈증만 날 뿐이고 산을 내려가기만 하면 시원한 캔맥주와 빙수를 먹어야지 그런 생각뿐.

사실 아침에 아침 먹을때 미리 점심까지 먹어 두었다. 두 그릇을. 

물도 많이 준비했지만 더위와 갈증에  이미 물도 다 떨어졌고 어서 빨리 하산하고 싶었다.

 

 

윗섬과는 다르게  완만한 철계단과 용두봉을 지나고 하산한 지 1시간 만에 읍포마을에 도착. 시간을 보니 오후 2시. 

배는 오후 3시에 우리를 데리러 오기로 하였지만  유람선 사무실로 전화를 해서 지금 배를 출발시켜달라고 했다.

그리고 배를 기다리는 동안 30분 동안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고  나무 그늘에 앉아서 휴식도 취하였다.

등산할때는 힘들어도 다 끝나면 이렇게 기분이 좋다. 개운하다.

 

 

 

 

 

 

 

 

 

 

 

 

 

 

 

 

우리를 태운 배가 고성 선착장으로 가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여기 올때 1시간이나 늦게 출항해서 죄송하다며 우리 대구팀을 위해 사량도 제 3의 섬인 수우도 선상일주관광을 시켜준다.

산 위에서 볼때는 그저 평범한 섬으로 알았는데 해상에서 일주를 하며 바라보니 볼거리가 참 많다.

섬 한바퀴를 돌면서 보이는 각종 신기한 형상의 기암들

해골바위 자라바위 신선바위 고래바위 등등 그리고 신기한 것은 바닷가 바위의 비탈진 경사면에서도 유유히 뛰어다니는 염소떼들.

유람선 답게 배 안에 노래방 시설이 갖춰져있고 부산 사람들은 마이크를 잡고 뽕짝 노래를 하는데 우리 팀은 얌전하게 앉아있다.

그냥 있을 수 없고 해서  총무인 내가 대표로 나가서 한 곡 불러주었다.  제목은 부산 갈매기.

 

 

 

 

 

 

 

배는 선착장에 무사히 도착했고 우리 팀은 대기중인 버스를 타고 대구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마시는 적당한 양의 술은  힘든 산행으로 지친 몸을 적당히 마취시켜 주기도 하고

기분을  업 시키고 개운하게 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

대구로 돌아와서는 자주 이용하는 돼지갈비가  참 맛있는 성서 우리병원 앞의 낙산가든에서 저녁식사를 하였고 

다음 7월 정기산행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해산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그렇게나 가고 싶었던 사량도를 두 달 사이에 윗섬과 아랫섬 둘 다 오르고나니 기분은 참 좋지만 또 한편으로는 허탈하다.

이젠 또 어느 산  어느 섬 어느 봉우리를 가지? 가고싶은 데는 다 갔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이번 사량도  상,하도 두번의 산행을 끝냈다고 해서 사량도를 더이상 찾지 않을 것 같지는 않다...

그 이유는  다시 찾아야할 만큼 사량도는 멋지고 아름다운 섬이고 산이기도 하지만

저난번에도 이번에도 맑은 날씨의 청명한 하늘과 푸른 비취빛 바다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라도 다시 사량도를 찾아야 할 이유가 된다.

이 아름다운 멋진 다시 도전하고픈 섬을 언젠가 다시 찾아올 것이다...

지난번 소매물도 에서처럼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과 바다가 나를 유혹한다면...

가을에 다시 한번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