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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서울 학회에 다녀와서 1.

그렇게 빈스 앤 베리스에서 아쉬운 만남을 끝내고...
올라가셔서 공부 들으실 분 올라 가시고 남은 비학구파 선생님들은 영자님의 인솔하에 낮술 한잔 더 하기로 하고 밖으로 나갔다.
대박샘과 캐런 내사랑 영자님 그리고 나 5명은 빌딩을 나와서  길 건너 시범사우나 옆에 조그만 식당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몇 분 더 같이 갔으면 싶었는데...공부하러 오신분들 낮술 드시러 가자니 좀 미안...
나 역시 대낮에 술 마시는 건 별로 안 좋아하고 그렇게 해 본 적도 거의 없었지만
1시간 정도 후에 양평으로 가셔야 하는 영자님을 지금 아니면 또 언제 만나 이야기 나누리...
대박님도 니사랑님도 그렇고...이렇게 보면 끝이지..
하프돔 샘님 같이 모시고 싶어 얘기 꺼냈지만 바삐 가시는 걸음 잡을 수가 없었고..
참하신 누님 김숙희 선생님도 마음은 끄실고 가고 싶었지만 실례일것 같고..
 
서울 바람 역시 매섭다..그것도 한강 바람...
대구에서는 바람이라 해도 훈풍이다... 칼로 애이는 듯한 그런 바람은 아니다..
분지의 바람과 차가운 한강바람의 차이...
 
길 건너자 마자 영자님이 묻는다..
어이 팔남샘..뭐 먹을까..삼겹살이 좋아 부대찌개가 좋아?
고민하는데 5초 정도?
저녁이면 무조건 삼겹살인데 대낮부터 고기 굽자니 좀 거시기 해서..
그래도 나의 선택은 삼겹살...^ ^
난 주저함이 없다.. O형 혈액이니까... 캐런 내사랑 대박샘은 어이를 가도 상관 없다고 하시는 듯...
O형 아니지 싶다..
 
자리 잡고..
주문은 벌써 영자님 하셨나보다 4인분 오겹살이 들어온다...
나중에 3인분 더 추가하여 합이 7인분...
 
1인분 9천원하는 제주 토종 흑돼지 오겹살...
비싸다 역시 서울 물가는... 난 태어나서 1인분  9천원 하는 돼지고기는 처음 보고 처음 먹는다...
 
삼겹살과 오겹살의 차이는 뭘까?
간단하다 세겹이냐 다섯겹이냐의 차이다..
그럼 뭐가 두겹 더 있느냐?
삼겹은  살코기-지방-살코기
오겹은 껍대기-피하지방(비계)-살코기-내장지방-살코기
테이블은 두 테이블 잡았지만 5명이라 불판은 하나만 했다..
나는 어딜가나 어떤 모임에 가나 고기는 내가 굽는다 내가 자른다..
가위와 집게를 인수받고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비스듬히 기울인 시커먼 화강암 불판 중간에 오겹살 얹고 그 아래쪽에 신 김치
그리고 위쪽에는 마늘과 양파 등등..
 
노릿노릿 지글지글 적당히 잘 익으면 뒤집어서 다시 반대편을 익힌다..
그리고 양 쪽 다 적당히 익으면 집게로 고기 잡고 가위로 적당한 크기로 썬다...
김치도 양파도 적당한 크기로 썬다...그리고 타지 않게 잘 뒤집어 준다..
먹기 딱 좋게..잘 굽혀지면 다른 분들 드시기 전에 내가 먼저 먹어본다...
(기미 상궁)
혹시 고기에 뭔 문제가 있을까 죽어도 내가 먼저 죽어야지 그게 예의지..
소주 한잔씩 따르고 건배!
캬~~~~
 
제주 흑돼지 오겹살...
역시 그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는 특유의 토종 돼지고기의 그 부드럽고 오묘하고 쫄깃한 맛...
여태 먹어본 일반 삽겹살의 맛과 그 차원을 달리한다...
이는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맛이다..
차마 글로서 표현 형용할 수 없는 아주 독특한 돼지고기의 맛이다..
질기지도 냄새나지도 텁텁하지도 않고 퍼석하지도 않는 오리지날 토종 돼지고기의 그 맛...
잘 익은 김치와  적당히 구워진 마늘과 또 양파와 잘 어울려 환상의 맛을 낸다..
 
 
중간에 3사람이 더 왔다..
블루 선생님과 대구지회의 이민석(나의 직속 선배님이자 캐런 선생님의 동기연차)  
배용철(나의 3년 직계후배) 두 분 선생님까지 합이 8명..
 
여기 모인 8 분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눈다..
술을 마시기 위해 안주를 먹는 분들과
안주인 오겹살을 먹기 위해 안주삼아 소주를 홀짝 거리는 사람...이렇게 2 부류로..
 
물론 나는 후자이다..나머지는 다 전자인듯...
 
4시가 되어 영자님 양평 가셔야 할 시간이 되어 먼저 일어나셔서 계산하셨다..
(억수로 많이 나왔지 싶다... 커피값도 내신 것 같은데 여기서도 또 쏘신다..)
계산기만 가져왔어도 내가 계산할 수 있었는데...아무리 찾아도 계산기가 없다..
아쉽다 나도 계산할 수 있는데... 
 
대충 잔 고르고 고기 마저 입안에 넣고 식당을 나와 학회장에 다시 들어갔다..
파장 분위기이다..가시는 샘들과  빈자리 엄청 많다...
그런데 강의 내용이 꽤 들을만 하다 오전에 비해 더 유익한 것들...
그런데 걍 듣기 싫었다... 지금 내가 밥벌어 먹고 있는 일들과 솔직히 무관해서 그렇지 싶다...
난 아직까지도 순수 산부인과만 해서 먹고 산다...
그렇지만 나도  영역확장에 관심을 가져야할 때는 지났음을 알고는 있지만 배운 도적질 외에는 잘 안된다..
몇 번의 어설픈 시도가 실패로 끝나자  포기해버렸다..
학회에 왔다가면 꼭 반성을 하게되고 안 하던 짓 해보고싶고 책이니 기구니 기계니 이런 것들 사게된다...
그때뿐이다..
누군가 그랬다..
할려면 산부인과 때려치고 이런거만 전문적으로 하든지 아니면 말든지..
죽이든 밥이든 한가지만 중점적으로 하라고..
난 아직은 밥은 먹고 사니깐 괜히 죽밥 만들어 먹고 싶지 않은가보다...
밥 굶을때를 대비해서 죽 쑤는 법도 알아는 둬야겠다..싶어 학회에 가보는 것이지만...
 
 
 
 
곧 대의원 총회에 가야한다..
 

학술대회장



63빌딩 별관 1층 빈스 앤 베리스


 


제주 토종 흑돼지 오겹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