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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너무나 고마운 동사무소...^ ^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아픕니다...
어제 수성구에 있는 실내테니스장에서 월례대회가 있었고 11시경에 마치고나서 동료들과 꼼장어집에서 1차
구이집에서 2차를 하고 1시 30분 경에 집에 들어갔거든요..
매주 화요일 모임인데 어제는 세째주라 월례대회였고 지난달에 이어 어제도 제가 A그룹 우승을 했었습니다..
복식조이니 파트너와의 호흡이나 실력과 어느 정도의 행운도 따라야겠지요..
어쨋거나 지난달에도 우승후 제가 꼼장어집 가서 쏘았고 이번에도 그래야 되는데 우승상을 B그룹  우승자에게 양보했습니다..

대신에 그 친구가 쏘는걸로..
매운 양념의 꼼장어 숯불구이는 정말 맛있습니다...특히 운동후 땀 흘리고 시원한 맥주와 같이 먹는다면...
12시 이후 집에 들어갈 사람 들어가고 4명이 남아 2차로 구이집에 가서 양지머리 구워서 안주로 소주 2병만 하고 일어나서 집으로 고...

마누라 인상 약간 저기압..
 
다음날 아침..
시계를 보니 이미 7시 가까이 되었고 이미 오늘 아침 테니스장에 나가기는 시간상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아침 7시 20분에 코치와 약속이 돼있거든요... 집에서 테니스장까지는 30-40분 정도 걸립니다..
씻고 갈려면 늦었죠..
조금 더 자다 일어났고 배가 사리사리 아파서 응가(루즈 스툴)하고  씻고나서 그리고 옷 입고 학교 가는 작은 아들 과 같이 집을 나왔습니다...
아내가 고마워하는 것 같아요..자기가 데려다 줘야는데 내가 해주니..
중3인데 학교까지 버스 노선이 애매하고 타고 내리는 곳이 멀어 아침에 태워다 줍니다...매일 늦잠자는 녀석 지각 안하게 해줄려고..
 
차에 올라타자마자 다시 배가 사르르 아픕니다..아니 또?
화장실에 다시 들어가야 되는 상황인데...
다시 집에 들어갔다 나오면 애가 지각합니다..
아내에게 다시 데려다 주라고 하기도 그렇고...그건 안되죠..아내가 화냅니다..
학교 데려다 주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2십분 정도..
참았습니다.. 배에 힘주고..케겔운동...음 참자..  - -;;
 
학교 근처에 떨궈주고 오던길로 다시 오는데..도저히 참기 어렵더군요..
근처에 마땅히 들어가서 응가할  장소도 없고....
막 나올라하고..
집에는 다시 들어갈 시간 안 될것 같고...
한마디로 돌아가시기 일보직전...
이마엔 땀방울~ 산울림의 노래가사 처럼...
힘을 주고는 있지만 언제 애널 스핑터가 열릴지 모를 일촉즉발의 위기의 순간...
 
아!
그래 바로 저기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물2동 동사무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도로에 차를 세우고 혹시 모르니 주유소에서 기름 넣고 받은 휴지 들고 차 문 잘 잠그고... 동사무소로 점잖은 자세로 들어갔습니다...
절대 서둘지 않았습니다... 표시 나지 않게...
아직 직원들 출근 전인 8시 20분 경..
복도를 쭈욱 들어가니 역시나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남녀 화장실 표시가 있는 너무나 반가운 공간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청소하는 아저씨가 보입니다..
아직 동사무소 일 시작전이라 화장실 들르는 민원인처럼 보이도록 표정관리했습니다...
드디어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고 문을 잠그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았습니다..
앉고나서 그것이 몸 밖으로 나오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아마 불교에서 말하는 가장 짧은 시간 단위인
찰라
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찰라...
 
1초의 1억만분의 1의 시간..
맞나?
 
그 찰라의 시간이지만 나의 행복함은 억겁의 시간 만큼 길고 행복하였습니다..
 
오늘 하루의 행복은 이걸로 족하다 싶을 정도로...
 
뒷처리하고 기분 좋게 시원하게 동사무소를 나왔습니다..
자리에 앉은 직원들이 하나같이 미남 미녀들로 보이고..
수성구 범물2동 동장이 참 훌륭한 사람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 시간에 동사무소라도 없었다면...
 
참 고마운 동사무소...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동사무소를 동마다 한 5개씩 정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선공약으로 
동네마다 화장실을 많이 만들겠습니다 국민여러분!!!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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